선물을 하나씩 준비하는 12월입니다.
어제는 카카오 프렌즈라고 이름은 잘 모르더라도 그 모양을 보면 대번에 알 수 있는 인형 3개를 주문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아이들하고 어울려 지내는 것이라 선물이 대체적으로 귀엽습니다.
1년 동안 애썼다는 표시를 일상, 곳곳에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1년에 한 번 만나는 것도 어물쩡거리다가 겨우 약속을 잡은 어릴 적 성당 친구들을 토요일에 보기로 했습니다.
서로 선물 하나씩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마니또´라고 하면 아이들은 금방 알아듣습니다. 누가 하는 무슨 선물인지 모른 채 하나씩 돌아가며 주고받을 생각입니다. 선물 때문에 토요일이 기다려지는 것인지 친구들 때문인지 헷갈립니다.
선물, 그거 쉽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무슨 선물을 할까, 그것이 참 번거롭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야기했던 것과 살짝 맥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중요한 것은 선물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게 있으니까 번거롭더라도 자꾸 뒤통수에서 선물, 선물 그러는 것 같습니다.
누가 내는 소리가 아니라 바로 내 속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그다음 고르는 것은 이제, 그 사람의 배경이나 연륜, 스토리의 문제가 될 것입니다.
로맨스 영화같이 연출하면, 인연이 되는 대로 장면이 마련될 것입니다. 선물이 포장될 것입니다.
일기를 잘 썼으니까, 수업에 빠지지 않았으니까, 열심히 했으니까,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니까.
친구들한테는 무슨 말로 거기 적어놓을까 생각합니다.
잘 살아줘서, 아니면 그대로 있어줘서.
세월을 살다 보니 자리를 지켜준 것들에 고마운 정이 드는 것을 알겠습니다.
멀리 있어도 세상에 네가 있다는 것이 내게 좋은 일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감상적´이라고 하던가요.
그래도 좋다는 생각이 물씬합니다. 촉촉합니다.
12월은 건조해지기 쉬운데 선물 하나로 사람 기분이 달라집니다.
"벌써 5년 됐어?"
"우리도 꽤 많이 시간이 지났네."
"그런데 하나도 변하지 않더라, 보니까 그대로야."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 사이의 대화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산타클로스한테 선물 받은 이야기를 하면서 저희들끼리 추억에 잠기는 것입니다.
선물은 다 잊었지만 선물은 기억합니다.
잊혀도 좋은 선물, 여전히 기억에 남아서 나를 들뜨게 하는 선물도 모두 소중합니다.
어떤 선물은 눈물도 날 것입니다. 그 사람이 했던 말, 표정, 눈빛도 선물이었다니....
아들 산이가 살짝 삐쳤습니다.
저도 인형 좋아한다고 앵앵거립니다.
챙기다 보면 우리 아이들 것이 맨 나중으로 밀려납니다.
미안한 것도 내 선물에 넣어서 그렇게 건넬 것 같습니다.
<너희가 그것을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마태오 11:14
12월은 쌓이면서 지나갑니다.
눈이 쌓이고 세월이 쌓이고 우정도 애정도 감사한 것들도 차곡차곡 쌓이는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