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40

아침에,

by 강물처럼


우리는 밥심입니다. 밥을 먹어야 힘이 납니다.

내 친구 철원이는 ´나는 김치 하나 갖고도 밥 잘 먹어. ´ 그 자랑을 잊지 않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하면 옆에서 듣는 사람도 어쩐지 든든해집니다.


밥 짓는다는 말이 그렇게 좋게 들릴 수가 없습니다.


짓는다, 집을 짓고 옷을 짓고 시를 짓는다.


때로는 죄를 짓기도 하고 복을 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옷을 짓는 사람은 드물어지면서 옷을 짓던 마음까지 다 잃은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짓지 않고 만들기 시작했으며 만드는 것도 이제는 조립하는 시대입니다.


글짓기라는 말, 오랜만에 들어보실 겁니다.


웃음을 지었다. 눈물을 지었다. 그렇게 짓는 것들은 해가 저무는 서쪽 하늘을 품고 살아가는 듯싶습니다.


실타래처럼 엉킨 감정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뒤에 남기는 물길, 그 물길 위로 조근조근 비치는 위로. 서녘은 바람이 불어도 차갑지 않은 그러나 바람만 불어도 옛 생각이 나는 하늘입니다. 짓는다는 것은 연결하는 뜻 같습니다. 만들어서 내놓는다는 것보다 배를 선창에 대어 놓듯이 바다를 뭍에 붙이고 하늘을 땅에 잇는 그 마음의 토로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사람도 짓고 싶어 집니다.


사람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수 繡를 놓고 지어보고 싶은 것입니다. 호흡이 가지런한 문장이나 곡조처럼 말입니다.


밥 짓는 냄새, 그것이 그대로 우리에게서 저 사람들에게 옮겨가면 빵 굽는 냄새가 될 것입니다.


내가 밥을 사랑하듯 그 사람들에게 빵이야 어련하겠습니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마르코 6:41




비교 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장면이 떠오릅니다.


밥 짓는 연기가 솔솔 오르는 마을에서 빵 굽는 냄새가 살살 풍기는 마을로 가는 여행.


아, 세상 사람들이 학교를 졸업하듯이 세상을 걷기로 한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려는지요.


길을 잘 걸으면 흰 수염이 멋진 파울로 코엘료처럼 소설가가 될 수도 있을 텐데요.




저는 ´마중물´이란 말이 오늘은 생각났습니다.


<"빵 다섯 개, 그리고 물고기 두 마리가 있습니다.">


마중물 한 사발로 물이 넘쳐나는 이치는 아무리 가르쳐줘도 아깝지 않은 교훈입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건네는 풍경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것 아니겠냐는 옛날 ´품바´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와서 반가운 그 품바 타령이 오늘은 밥 먹을 때마다 왼쪽 귓가에서 들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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