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242

아침에,

by 강물처럼

갑자기 교실 뒷문이 쾅 소리가 나며 열렸습니다.

한참을 뛰어왔는지 붉게 상기된 얼굴로 체육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이 자식들, 여기서 다 뭐 하고 있는 거야, 다 운동장으로 튀어나와!"


아무것도 모르는 반 친구들이 허겁지겁 체육복을 갈아입으면서 한 마디씩 던졌습니다.


"야, 주번 뭐냐? 왜 저러는데? 체육 교실이라며?"


그 주 같이 주번을 맡은 친구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저 사람 왜 저러냐?"


친구 말이 그랬습니다.


체육실에 갔더니 목요일 체육 선생님은 안 계시고 화요일 선생님만 계셔서 그분에게 체육 어디에서 하냐고 물었다고.


대충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1학년 교실에서 체육실까지 부지런히 달려도 5분이 걸리는 교정이 넓었던 고등학교였습니다.


몇 대 맞겠군.


제가 순진했습니다.


뭐가 그렇게 뿔이 났을까, 지금도 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선 반 아이들이 모두 엎드려 엉덩이를 두 대씩 맞았습니다.


그 아이들이 보는 앞으로 주번 두 명 나오고 곧바로 뺨이 이쪽저쪽으로 돌아갔습니다.


몇 대 맞았으니까....


제가 낭만적이었습니다.


그제야 자초지종을 묻습니다.


겁에 질린 내 친구, 용우가 더듬거리며 설명했습니다.


나는 그 설명이 잘 들렸습니다. 귀밑은 얼얼했지만 시원한 것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엎드려뻗쳤습니다.


먼저 용우가 맞았습니다. 팡팡,


소리가 청명한 하늘로 피어오르는 것이 다 들렸습니다. 아프겠다는 동정과 아플 것이라는 걱정이 범벅되며 친구들 앞에서 이게 무슨 창피냐 싶은 감정이 뒤섞였습니다.


사람들은 잘 때리는구나.


제가 아는 어른들은 좀 잘 때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내 차례가 되었습니다. 용우는 온몸을 비비 꼬았습니다. 이제 창피한 줄도 모르는 것 같은 용우가 차라리 좋겠다 싶었습니다.


다른 거 잘하는 거 별로 없는 저는 매를 잘 맞습니다.


아프면 지는 거 같아서 가만있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리고 다 맞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럴수록 때리는 사람이 더 힘이 세져서 내가 도와줄 수 없게 됩니다.


그 매가 뭐였는지 잊었지만 그것이 부러지고 마침 체육관 문 앞에 세워둔 곡괭이 자루 비슷한 것으로 두 대 더 맞았습니다.


몇 대 맞을 줄 알았는데.


제가 사람 볼 줄 몰랐습니다.


다 됐다 싶었는데 농구 코트로 쓰는 체육관 안으로 다시 헤쳐 모였습니다.


또 주번 두 명은 앞에 불렸고, 내 친구 용우에게 묻습니다.


"너, 내가 누군지 알아?"


그게 무슨 말일까, 이름을 묻는 것인지, 관계를 묻는 것인지, 무슨 말일까?


용우는 이미 바른 판단을 하지 않기로 그 친구의 어떤 것이 정지한 느낌이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이 자기 때문에 많이 맞았으니까요.


"오, 오, 오 딱표요."


정말 겁을 먹은 것이 분명합니다.


이 순간에 우리끼리 부르는 선생님 별명이 튀어나오다니. 그 뒤로 찰싹, 저도 예상 가능한 소리였습니다.


그때 수업 마침 종이 울리지 않았다면 발길질이라도 당했을지 모릅니다.


반 아이들은 아무도 당번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그 정도의 불행은 저 큰 불행에 비하면 가소로웠을 것입니다.


두려움은 커졌고 다음 체육 시간에는 더욱 줄이 반듯해졌습니다.


저는 여름에도 마음이 차가워지는 가벼운 증상이 생겼습니다.


그 말이 기억납니다.


우리 둘만 남겨놓고 바지 내려보라며, 집에 가서 조용히 안티푸라민 바르고 자면 돼.




글을 쓴다는 것은 약을 바르는 일 같습니다.


6년쯤 이렇게 쓰다 보니 오늘 같은 아침도 있습니다.


상처가 됐던 일들이 예고 없이 등장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진짜 글쓰기가 시작되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


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




오딱표 선생님을 더 잡아두지 않겠습니다.


저는 자유롭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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