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제가 배운 가장 근사한 복종입니다.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하다´던 말.
매화가 피는 날은 언제나 ´문득´입니다.
아니면 ´뜻밖에´, 그런 날 ´우연히´ 필 것입니다.
벌써 매화를 떠올리는 것이 심심하긴 했던 모양입니다.
매화나 봄꽃들, 가을꽃보다는 봄꽃이 더 아름다운 자유를 연상시킵니다.
자유는 피날레 같습니다.
교향곡 4악장, 소나타 3악장, 쾌활하게 싱긋싱긋 날씬하게 움직이는 음표들.
춤추며 피어오르는 봄, 커다란 샹들리에 아래에서 헝가리 춤곡을 연주하는 낮도깨비 같은 봄, 봄이었던 모든 것들.
봄이 오는 길에는 복종하고 싶은 마음이 자라납니다.
1년을 잘 살아보고 싶어 집니다. 가을 기도를 씨 뿌립니다. 흙을 고르게 폅니다. 허리도 가슴도 그리고 숨을 깊이.
복종은 시키는 것보다 하는 것이 기적입니다.
아름다운 복종이라니요, 그게 벌써 기적입니다.
과연 바람과 호수가 복종하는 것이 맞습니까.
수레바퀴는 구르는 것입니까, 굴리는 것입니까. 세상을 다 끌고 가는 그 수레바퀴 말입니다.
예수님을 인상파 화가들이 그렸다면, 입체파나 야수파 화가들은 또 어떻게 그렸을지요.
사람들의 이론은 분분합니다. 그것은 꽃잎도 아니면서 그렇게 날립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없습니다.
아름다운 자유보다 달콤한 것도 없고 아름다운 자유도 없고 아름다운 것도 없습니다.
이론이 이론을 평화롭게 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꽃망울 대신 전쟁이 터집니다.
꽃 같은 시절은 다 그렇게 보내고 봄이었던 것을 가을에나 알까 두렵습니다.
납매 臘梅라고 하는 병아리 노란 옷 같은 당매 唐梅가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남쪽에서 출발했다니 며칠 안으로 여기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것이 봄의 전령입니다.
착실하고 분명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봄에는 그날그날을 그때그때를 담뿍 퍼 담고 싶습니다.
1밀리미터씩 따뜻해지기로 하는 약속을 같이 지켜가고 싶습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 마르코 4:40
봄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듯합니다. 설 명절에는 오붓할 것이며 다정할 것입니다.
울타리마다 이야기꽃이, 아파트 베란다에도 웃음꽃이 필 것입니다.
모두 봄이었을 테니까요.
겨울도 여름도 가을도 다, 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