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315

아침에,

by 강물처럼

2시 25분에서 멈췄다.

"엄마, 시계가 왜 그래?"




10분 더 자고 일어난 강이가 인사 대신 묻는다.




결혼을 하고 다른 것은 한 번씩 다 바뀌었는데 벽에 걸려 있는 타원형의 잘 볶은 커피색 바늘 시계는 그대로입니다.


침묵의 경지를 시계는 보여줍니다.


없는 듯 있는 것이 그 장수의 비결 아닌가 싶습니다.


일부러 하루 그대로 뒀습니다.


앉은 김에 쉬었다 와라, 그랬습니다.




"엄마, 시계가 고장 나니까 더 시계를 보는 거 같아."




그것이 시계다.


그것이 존재감이다.




시계가 없다면 몸에 밴 그대로 움직일 것입니다. 산이와 강이가 평소처럼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갔습니다.


밥은 먹었지만 맛은 느끼지 못하는 식사처럼 동작 하나하나가 무중력 공간에서 흐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시간이야말로 ´의미´ 자체였습니다. 봄이었기 때문에 내 시선에 분홍이, 여름은 머릿속에서 퍼지는 웃음소리가, 가을에는 가슴에 바람을 만들었습니다. 눈이 내리면 지울 수 없는, *여가수의 노래가,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면, 나도 내립니다.




공간이 도드라져 보이는 그 경계선에는 초침 소리가 있습니다.


시계 소리가 멈춘 거실에는 모든 동작이 멈추었습니다. 새하얀 계절, 봄이 여기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웅성거립니다.


평화가 무엇이었는지 시계에게 배웁니다.


시곗바늘은 질서와 조화를 꿈꾸는 원리로 작동합니다. 흐르면서 낡아가고 낡고서 흘렀던 것을 돌아봅니다. 일체 원망하는 것 없이 제대로 시간 위로 지나온 시간을 그대는 얼마나 가졌습니까.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그날 아침 미사 시간에 무릎을 꿇고 입으로 따라 하는 저 말씀이 내 지침 소리가 되는 듯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낙화 같은 장면이었고 소리 없이 흐르는 고백 같았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했습니다.




시계가 멈추고 불편한 것 이상으로 고마운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줄 편지를 급하게 메모했습니다.




´그 시계 너머의 시계 - 神´




<이렇게 하여 그날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 요한 11:53




시간은 고요히 우리를 죽입니다.


평화를 건넵니다.


우리는 누구를 죽이러 가고 있습니까.


무엇을 건넵니까.








아멘



* 백미현 - 눈이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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