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333

아침에,

by 강물처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저는 좋은데 이 빗속에서 몸을 움직여야 하는 다른 사람들은 ´꺽정스럽겠습니다. ´


작년 12월 새벽에 여기 적었던 ´꺽정이´ 생각납니다.


푸념을 이름으로 갖고 살면서 그 이름을 지켜, 나아가서는 큰 이름 거정 巨正이 되는 스토리.


비 맞지 말고 빗길에 조심하시기를.




¶흥미롭게도 GDP 대비 자선 기부금 비율이 가장 높은 상위 5개국은 국토 면적은 작고 지구상에서 무신론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게르만 및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다. 국가별 기분 순위와 GDP 대비 자선 기부금 비율을 나열하면, (1) 스웨덴 1.12% (2) 노르웨이 1.06% (3) 룩셈부르크 1.01% (4) 덴마크 0.88% (5) 네덜란드 0.82%이다. 아마 아이러니하다고도 볼 수 있을 텐데 하위 5개국은 상위 5개국에 비해 종교 인구가 많은 국가들이며, 그 순위와 기부금 비율은 다음과 같다. (19) 미국 0.20% (20) 그리스 0.19% (21) 일본 0.18% (22) 이탈리아 0.16% (23) 대한민국 0.10%. - 존 M. 렉터, 인간은 왜 잔인해지는가




이루마의 피아노 선율도 떠오릅니다.


River flows in you, 네 안에 강이 흐른다.


딸아이가 은근히 좋아하는 곡입니다. 제 이름이 거기 잘 포개져 있거든요.




그 형은 수수께끼 같습니다. 산으로 이야기하자면 금강이라기보다 개골 皆骨입니다. 산이 뾰족하고 날렵해서가 아니라 산이 있는 곳의 풍경이 겨울을 연상시킵니다. 촌수로는 이종사촌이며 그 유명한 서울법대 82학번이었습니다. 인터넷만 두드려 봐도 쟁쟁한 인사들로 가득한 학번입니다.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 저는 어렸고 순전히 어머니를 통해 들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 형은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훗날 기회가 되면 하고 싶습니다. 그 형의 아들 이름이 ´온달´입니다. 지금은 변호사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저것이 힘이다, 싶었습니다. 능력이란 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아, 이름, 내 이름아.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남은 조각을 모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 요한 6:12




다 살고 나면 이름이 남을 텐데,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누가 내 남은 이름 조각을 모아다가 빗물에 씻겨 날려주기를.


저는 이름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름이 불편합니다.


내 이름을 모르는 사람에게 저는 바람도 되고 하늘도 되고 강물도 되면서 춤을 춥니다.


내 이름을 나처럼 아는 사람들은 저를 모릅니다.


거기에 내가 없습니다.


다른 것 없이 살아가면서 자기 이름 하나를 아껴보는 것, 자랑스러워하는 것, 그것이 좋아 그것이 되어 보는 경험을 원합니다.


이름과 내가 화합하지 못하는 삶은 법당에서 여자 생각이 나는 것과 같고, 성당이나 교회에 앉아 아직 입금되지 않았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일 같습니다.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짬뽕이 생각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 이름을 한 글자로 지어봤습니다.


한 글자도 많더라 싶었습니다.


흔하게 그렇지만 너도 생각해서,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산이, 강이 그럴 때 조금 위안이 됩니다.


하늘이라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 커피향처럼 편안합니다.




온달이 동생 이름은 보리였습니다.


지금은 아가씨가 되었을 그 아이는 상냥하고 밝았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삼촌이라고 부를 나이가 지났는데 저는 삼촌이란 이름에도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아저씨라는 이름도, 내가 아는 형은 인생 드라마였다고 그랬었는데, 아이유가 나왔던 ´나의 아저씨´를 늦었지만 혼자서라도 봐야겠습니다. 나도 아저씨가 잘 되어 보고 싶습니다.




비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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