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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물처럼 Dec 13. 2022

기도 70-1

Change & Challenge

2022, 1213, 화요일



아이들은 Change와 Challenge를 간혹 혼동합니다. 체인지 change 그러면 우선 바꾸거나 교환, 그런 것들이 생각납니다. 영어를 잘 모르는 어른들도 상황에 놓이면 ´헤이, 체인지, 체인지! ´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자신과 상대를 번갈아 가리키며 눈을 크게 뜰 것입니다. 대부분의 영어 단어들이 그렇지만 체인지에도 뜻이 많습니다. 동전이나 잔돈, 거스름돈을 Change! 하고 일러주면 아이들이 ´어머, 그래! ´ 그 표정을 짓습니다. 단어가 갖고 있는 다양한 뜻을 살필 줄 아는 것이 ´언어´가 가진 매력입니다. 그 매력을 언제 어떻게 발견하느냐에 따라 개인이 짓는 언어의 집은 그 모습이 달라집니다. 누군가는 아파트를 짓고, 누군가는 바닷가 근처에 별장을 짓고 또 오두막을 짓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집은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살 수 있습니다. 마치 종교나 신앙 같은 집입니다. 저는 비싼 집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실상을 잘 모르는데 언어로 만든 집을 생각하면 부자들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대광실 같은 크고 좋은 집에서 사는 사람한테 내 집이 얼마나 불편하게 보일까. 꼭 집으로 가지 않아도 됩니다. 그 흔한 도로 위의 차들을 봐도, 들고 다니는 가방 하나에도, 입고 다니거나 신고 다니는 브랜드를 봐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숨길 수 없는 것이 ´자식´ 아닌가 싶습니다. 가치가 되는 집들을 우리는 여기저기에 짓습니다. 가치의 품격을 사재기하고 동시에 키재기도 합니다. 언어도 그렇습니다. 그 세상에서도 꺼지지 않는 열기가 있습니다. 과학이 그렇고 의학의 그렇듯이 계속 미지와 신비를 향해 나아갑니다. 바벨탑처럼 높다랗게 쌓아 하늘에 닿고자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 바람은 불지 않고 풀무질에 빨갛게 몸이 달아있습니다. 그래서 허공 虛空이란 말이 덕스럽습니다. 제 몸을 사를 정도로 뜨거운 것을 모르는 뜨거움들은 모두 허공이 집입니다. 거기 풀장에서 머리도 식히고 발도 식혀야 합니다. 심장만 뜨거워도 사는 일이 드라마틱한 것을 고도 비만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뜻을 하나 일러줄 때마다 눈동자를 들여다봅니다. 좋은 데 갖다 써야 한다. 칭찬을 겸해 부탁을 합니다. 너를 짓는 집이 될 거야, 이것은 저 혼자 하는 말입니다.




챌린지 Challenge 그러면 일단 도전입니다! 아마 도전이란 의미가 갖는 분위기 때문에 체인지와 별 차이 없이 - 거부감 없이 - 느껴지는 듯합니다. 바꾼다는 것은 일종의 도전입니다. 무엇보다도 단어가 서로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을 챌린지는 무엇인가 따지고 덤벼드는 행위입니다. 의식적으로 회의하고 의심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저항입니다. It is a challenge. 그거 해 볼 만해! 그래서 바꾼다는 말로 바꿔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냥은 안 됩니다. 챌린지에는 체인지로 가는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성공담을 듣고 있으면 흥미롭고 눈물 나고 감동적이며 실감 납니다. 하지만 이야기에는 - 언어에는 - 그게 없습니다.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창세기 2:7




´숨´이 없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생명체가 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이야기는 듣고 사람을 보는 까닭입니다. 그 사람과 이야기가 일치했을 때, 그것을 ´삶´이라고 정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살아온 이야기가 모두 ´삶´이 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그래서 평생을 살고서도 ´삶´이 없는 삶도 많은 듯합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밑줄을 긋고 묵상합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 And even after you saw this, you did not repent and believe him. - 마태오 21: 32




Repent : 뉘우치다, 회개하다, 후회하다.


후회하는 것이 챌린지, 도전이 됩니다. 생각을 체인지, 바꾸는 것입니다. 뉘우치는 도전, 삶이라는 여정, 거기 있는 산들을 오르고 내리는 챌린지, 수많은 챌린지가 만들어 내는 체인지, 그 체인지가 엮는 스토리, 스토리가 내가 되는 삶. 이런 순환 어떨까 싶습니다.




자다 깨,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니까 오늘도 여기에서 거기로 날아가는 편지가 생겼습니다. 십 센트 짜리 두 개, 오 센트 하나, 동전 세 개가 짤랑거리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동전, Change 여기 있습니다. 늘 간직하세요.


주머니 속에 집, 행운의 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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