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 함민복

시의,

by 강물처럼

만찬 / 함민복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 마음

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詩 하나가 새벽을 잊고

담배를 찾아 나서는 아저씨 표정을 읽고

어딜 다녀왔는지 이 캄캄한 하늘에서

휘파람 하나 새처럼 날아갔다

배운 것을 부러워했고

배운 것에 부끄러워했던

발톱이 예쁘지 않은 어머니 때문에

아침은 과연 올까

깨어서 성모송을 바치는 어머니는

반찬 없는 밥을 평생을 지었다

바람, 그 부엌에는 언제나 바람이

글자들처럼 나란하고 깔끔하고 기다렸다

어머니는 곧 때가 되겠구나

다 말라서 이파리는 떨구고 홍시가 되었다가

곶감이 되어서 하얗게 분이 맺히겠구나

누군가는 시시하다면서 울고 말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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