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경제위기를 바라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시선
참고로 이 글을 예전에 국가부도의 날을 본 직후의 감상을 남겼던 예전의 글이라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물론 나의 감상이 그때와 크게 다르다는 말은 아니다만, 그래도 정확성을 위해 알려드립니다.
사실 국가부도의 날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고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부도의 날과 빅쇼트가 많은 공통점과 실제 일어난 사실 - 국가 재난급의 경제위기 -를 다뤘다는 면에서 머릿속에 있던 생각들을 글로써 정리를 해보자는 취지로 이 글을 남긴다.
국가부도의 날 (2018)
1. 배우들의 연기
2. 밀도 있는 연출
3. 카메라가 사태의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과도한 신파로 안 넘어갔던 점 (카메라가 가까이 있다는 뜻은 정확히 카메라가 피사체의 삶을 더 근거리에서 찍으며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좀 더 감정적 공감을 일으키려고 한 것은 아닐까라는 뜻으로 쓴 것이다.)
4. 빠른 전개로 인한 속도감
5. IMF 사태 그 자체에서 오는 무게감
국가부도의 날을 보면서 아쉽다고 생각한 점들
1. 평면적인 캐릭터들의 나열
2. 조금씩 들리는 안 좋은 대사들
3. 약간은 뜬금없는 여성비하적인 발언, 그리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굳이 필요한 대사인지에 대한 의문. 현재 한국에 있는 뜨거운 사회적 쟁점을 무리하게 영화에 들여온 것 같은 느낌도 든다.
4. 유아인 캐릭터가 가지는 문제 - 어떤 과정으로 한국의 위기를 깨닫는지에 대한 설명의 부족. 나름 설명을 하려고는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조금은 터무니없으며-예를 들면 라디오 사연을 통해서 느낀 위화감 등등..-, 유아인 캐릭터가 자신이 부른 투자자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나오는 과장된 모습. 감독이 유아인이 연기한 캐릭터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아 보이나 동시에 감을 못 잡고 횡설수설하는 것 같은 느낌. 결과적으로 유아인이라는 배우 본인은 최선을 다하고 연기 또한 나쁘지 않았으나 한 캐릭터에 너무 많은 모습을 넣으려고 한 무리수가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5. 김혜수와 허준호가 만나는 장면도 조금은 뜬금이 없으며, 어떤 면에서는 작위적으로도 느껴진다. 아이러니하게 위에서는 과도한 신파가 없다고 글은 썼다만, 사실 김혜수와 허준호 부분에서 만큼은 신파가 좀 과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6. 마지막에 나오는 에필로그 형식의 몇 분은 너무 감독이 교훈적으로 영화를 마무리 지으려고 해서 과하다는 느낌도 받음
빅쇼트(2015)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통해 여러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편집과 연출. 속도가 무척 빠르며 그 당시를 보여주는 여러 팝 음악 들을 사용해서 보는 사람에게 빠르게 그 시대가 가지고 있는 느낌들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들 또한 무척 밀도가 높고 좋으며, 각각의 캐릭터들을 자신의 환경에서 변화에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스티브 카렐의 캐릭터가 변하는 모습은 영화에서 가장 좋으며, 부도덕과 사기에 대한 꾸준한 경고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관객에서 정신 차리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부분은, 젊은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배팅에 대해 기뻐하며 신나 하는 도중에 브래드 피트의 캐릭터가 말하는 "너희는 지금 수십만이 죽을 수 도 있는 확률에 배팅한 것이다"라고 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통해 자기도 모르게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잘 됐으면 하는 그런 마음에 정신 차리고 현실을 봐야 한다 라고 감독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려운 용어들이 나오는데, 이런 용어들을 빠르지만 알기 쉽게 알려주는 연출들도 무척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라는 것이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아닌가 싶다.
간단히 국가부도의 날과 빅쇼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봤는데, 많은 부분에서 국가부도의 날은 빅쇼트와 닮아있다. 국가적 경제 재난을 다룬다는 점,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캐릭터가 같은 사건을 겪는 것을 동시에 보여주며 다양한 인간 군상과, 어떤 식으로 대처를 했는지 보여주는 점 등등, 여러 면에서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정적 차이점은 국가부도의 날은 영화가 결국에는 너무 교훈적으로 흐르며, 어떨 때는 너무 캐릭터들의 감정선에 파묻혀 사태 그 자체를 못 보게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빅쇼트는 좀 더 캐릭터들을 멀리서 바라볼 때가 있으며 사실을 다루면서도 드라이하게 영상을 찍으며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과 거리를 좀 더 둔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런 나의 생각들이 다 맞다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고 둘 다 나에게는 나쁜 영화는 아니었다. 단지 개인적인 취향으로 이랫을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정도로 마무리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