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할머니 집에 가는 길> 시 · 김용택 ㅣ 그림 · 주리
1992년 할머니 집에 가는 길
동생이랑 엄마 손을 잡고 버스를 타고
덜커덩 덜컹 먼지 날리며 고개를 넘어요
할머니 집에 가는 길
작은 점방을 지나면 코스모스가 가득한 외길
꽃도 벼도 살랑살랑 고개를 흔들어요
할머니 집에 들어서면
허리 굽은 할머니가 마루에 앉아 있어요
거칠고 굵은 손 마디마디가
뜨겁게 내 뺨을 쓰다듬어 줍니다
2025년 할머니 집에 가는 길
아빠차에 올라 내 자리에 앉아요
모두 안전벨트를 하면 출발해요
할머니 집에 가는 길
젤리 하나 입에 넣고 노래를 들어요
까무룩 잠이 들만하면 어느새 주차장
할머니 집에 가는 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맛있는 음식냄새가 먼저 마중 나와요
띵동 벨소리에 환하게 웃는 얼굴
할머니가 날 반겨줍니다
김용택 시인의 시를 저의 어린 시절과 아이의 시점으로 바꿔 써보았습니다.
<할머니 집에 가는 길> 시 · 김용택 ㅣ 그림 · 주리 ㅣ바우솔 ㅣ 2016년
어린 시절 추석 할머니 집에 가는 길은 설렘 그 자체였습니다.
부엌에는 전과 고기산적들이 있고, 광에는 과일과 과자들이 가득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촌들과 낮에는 마음껏 뛰어놀다
밤이면 창호지 너머로 개구리와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밤새 소곤거렸습니다.
저는 결혼 이후로 예전만큼 명절이 기다려지진 않습니다만, 아이들에게 추석은 여전히 즐거운 것 같습니다.
모두 즐겁고 건강한 명절 보내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