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 이스탄불
형제의 나라라고 불리며, 유럽과 아시아의 모습을 모두 담고 있는 나라 터키로 떠난다.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 11시간. 길고 긴 시간을 날아 드디어 유라시아의 땅 터키에 도착했다. 뜨거운 여름이 느껴지는 8월의 이스탄불은 강렬했다. 이번 터키 여행의 주제는 ‘만남’이다. 과거와의 만남, 현재와의 만남, 미래와의 만남. 그 속에 숨어있는 지혜를 발견한다.
무언가와 만나는 일은 삶의 역동성을 부여한다. 그 만남이 여행에서 이루어질 때 시너지 효과는 더욱더 증폭된다. 역사책이나 지식으로 알고 있던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을 때의 만남은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을 넘어 여행에 풍성함을 더해준다. 그래서 나는 이곳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로 했다. 뻔하고 틀에 박힌 그런 여행지가 아닌, 숨겨진 보물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터키라는 나라에 대한 궁금증을 가득 안고 첫 목적지로 향했다. 터키는 유독 역사적 사건들과 관련이 많은 나라이다. 한 국가에 유럽과 아시아가 공존하는 전 세계 유일한 곳이기도 하며 그만큼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이스탄불은 과거 동로마와 서로가 나눠진 후 예전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그 유명한 콘스탄티노플의 수도였다. 그 당시에는 동로마제국이라는 명칭이 아닌 비잔틴 제국이라 불리기도 했다.
터키 여행의 첫 목적지인 그랜드 바자르로 항했다. 이곳은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 사이에 걸쳐있는 세계 최고의 시장이었다. 그 덕에 실크로드라고 불리었으며 그랜드 바자르 때문에 비잔틴 제국이 명성을 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영향력을 끼친 곳이었다. 그러나 번영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국가의 번영은 곧 시민들을 쾌락에 빠지게 만들었고 비잔틴 제국은 서서히 몰락했다. 물론 터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국가들의 역사를 보면 이와 비슷하게 흥망성쇠를 반복한다.인간은 경험을 통해서만 깨닫는다던데, 경험만큼 큰 자극제는 없는 것일까. 어쨌거나 이곳은 역사 속에 엄청난 명성을 누렸던 곳임에는 틀림없다. 시간이 지난 지금 예전만큼의 명성은 아니지만 여전히 여행객과 현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이드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참 재미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세계가 뒤섞인 이곳에서 시간 속에 잠들어 있는 누군가의 열망과 욕망을 본다. 전쟁과 약탈, 명예와 탐욕.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 전해지는 이야기 속에서 인간이 가진 본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렇게 여행은 누군가의 경험을 경험하게 한다.
모르고 봤다면 시끄러운 시장에 불과했을 곳이 사뭇 색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 그랬다. '작은 것 하나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여행하다 보면 더 큰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다.' 터키는 길가의 돌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겨있다. 무심코 지나칠 법한 모든 것에 보물이 숨겨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얼마나 삶을 무관심하게 들여다보았는지 새삼 느낀다. 여행은 떠남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더 큰 의미는 곳곳에 숨겨진 지혜를 발견하는 것에 있다.
'우리는 지혜로워지기 위해 여행한다.'
여행은 경험이다. 경험이란 곧 많은 지혜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혜가 많아질수록 삶은 풍요로워진다. 우린 결국 풍요로워지기 위해 여행을 하는 셈이다. 때때로 여행이 도피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그 또한 삶을 조금이라도 지혜롭게 살기 위한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지혜를 찾기 위해 산다.
가장 화려했지만 가장 초라했던, 어느 한 나라의 역사 속에서
우린 숨겨진 어떤 지혜를 발견한다.
오늘의 터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