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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린 Dec 01. 2020

나는 센언니가 아니야 솔직할 뿐이야

프롤로그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운 이미지, 

쿨하고 자기 주장 강할것 같은 이미지, 

말이라도 걸면 왠지 화낼것 같은 이미지.


이 모든 수식어를 가르키는 것 바로 '쎈언니'

대체적으로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규정한 것들이다. 어릴땐 무작정 남들보다 잘나고 싶었고, 무시당하는게 싫었다. 어른이 되면서부터는 약해보이면 남들에게 짖밟히기 일쑤고, 착해보이기라도 하면 뒤통수 맞기 쉽다는걸 은연중에 체득했다. 이런 나를 보며 누군가는 여자애가 너무 드세다는 말을 했고, 누군가는 자신감 넘쳐보여 멋있다고 말했다. 태어날때부터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 어릴땐 애교 많고 사근사근한 꼬마숙녀였다. 언제부터인가 마음 한구석에 '강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잡은 순간부터 온갖 갑옷으로 나를 두르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말투, 행동 모든것들이 바뀌어갔다. 조금은 방어적이고, 날카로워졌다. 진짜 감정을 숨기고 참다보니 어느새 사람들에게 가시돋힌 고슴도치처럼 비춰지곤했다. 이런모습의 부작용으로 쉽게 화를 냈고, 슬픔에 빠졌고, 아주 쉽게 예민해졌다.  제 2의 모습을 만들어 갈수록 '진짜 나'와 '타인의 시선' 그 중간 어디쯤에서 생겨나는 괴리감은 날로 커졌다.


사회라는 틀에서 우린 여러개의 얼굴을 하고 방어로 똘똘 뭉친채 일상을 살아간다. 어느새 우리는 감정 숨기는데 익숙해지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버텨내는 것에 이골이 났다. 그렇게 서서히 어른의 모습을 한 가면 쓴 어린 아이로 살아가고있다.  


상처 받는것과 주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서로 물고 뜯으며 결국엔 아프고 힘든 감정의 잔여물들만 가득 품은채 살아간다. 쿨하다는 말 아래 숨어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척하며 마음을 꽁꽁 숨겨왔지만 사실은 전혀 쿨하지 않은데 말이다. 머릿속으로는 온갖 소용돌이가 치는데도 감정을 꾹꾹 눌러 담는다. 결국엔 진짜 내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그 위에 겹겹이 쌓인 가짜 감정들이 나인것 마냥 살아간다. 많은 이들이 겉에 보이는 쎈 모습과는 다르게 여리고 따듯한 마음을 가지고있음에도 쉽사리 드러내지 못한다. 상처받기 않기 위한 방어기제. 누구나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상처 받기 않기 위해 두꺼운 갑옷으로 치장한다. 그리고 세상은 그래야만 어른이라는 말을 한다. 


그렇게 우리는 몸만 자라고 마음은 자라지 못한 어른이 되었다.


정말 일까? 이런 모습이 정말 어른일까? 이런 모습이 정말 세고 당당한 모습일까?


언제부터 인가 알았다. 남들에 나를 센 언니라고 부르는데는 정말 센 언니라서 그렇게 부르는게 아니라 그저 친해지기에는 어려운 상대에게 갖다 붙히는 수식어에 지나지않았다는 것을. 나는 센언니가 아니었다. 오히려 솔직하지 못한 약한 언니일 뿐이었다. 그 사실을 정확하게 깨닫는 순간 나의 모든 말과 행동에 아주 많은 거짓이 담겨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되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어느날 풍선터지듯 펑하고 터져도 이상할게 없었다. 작은 바늘 하나에 펑하고 터지기 전에, 내 감정이라는 풍선에 바람을 조금씩 빼기로 했다.  


남들기 다가가기 어려운 센언니 말고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무장한 진짜 센 언니가 되고싶은가.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잘 관리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진짜 강함은 그것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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