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그는 안고 있는 걸 좋아했다.
나와 함께하는 틀린 그림 찾기를 좋아했고, 늘 아이처럼 웃었다.
그의 손은 항상 따뜻했고, 그는 잠이 많았다.
그래서 때로는 심술도 났다. 매일 그를 깨우기 바빴거든.
하지만 깨어있는 모든 순간 그를 볼 때면 그의 시선은 항상 나를 향해 있었다.
지그시 나를 하나하나 정성껏 담아내는 눈으로, 그렇게 나를 담았다.
그는 매번 사진 찍히는걸 부끄러워했다.
그러면서도 나의 요청에는 늘 환한 미소로 답했다.
작은 사진 한 장에 마음을 다해 기억을 새긴다.
좋은 기억, 좋은 사람.
찬란하면 찬란할수록
우리의 낮과 밤은 아주 짧았다.
모든 것이 한 여름밤의 꿈일지라도 미리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때론, 순간에 취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감정과 이성, 혹은 다른 무언가.
우리 사이엔 그 이상의 것이 존재했다.
언어로 치환되지 않는 그 무언가가.
그래서 언제나 네가 행복하기를,
그 행복 속에 내가 있기를.
같은 마음으로 바랬다.
그날 밤은 유난히 많은 별이 쏟아졌다.
헤어짐이 아쉬워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던 너의 모습을 한참이고 바라봤다.
어렴풋이 느껴지는 아주 오래된 두근거림이 낯설다 생각했다.
애써 저 하늘에 설렘을 실어 보냈다.
공기를 감싸고도는 심연의 울렁임에 심장이 요동쳤다.
뇌가 두근.
마음이 두근.
이렇게도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온 몸으로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