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첫 번째 대규모 투자
'큰일이다. 망했어! 정녕 학원을 다녀야만 하는가?'
'저들과 어울리면 나도 언젠가는 저들처럼 되리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해봐야지!'
"네, JJ 씨 저 어학원장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셨나요?"
"네, 저는 그럭저럭 잘 지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그게, 큰 문제는 아니고요. 잔고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그런 말씀은 없으셨던 걸로 아는데요?"
"아니, 제가 깜빡하고 말씀을 못 드렸는데, 호주에 학생비자로 체류하시려면 한국 돈으로 3,000 만원 이상의 잔고 증명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죠?"
"음.. 뭐라고 설명드려야 할까요? 호주라는 나라에서는 유학생의 자국 소비를 증진시키기 위해 이와 같은 비자 발급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혹시 오늘 내로 잔고 증명 가능하실까요?"
"어학연수 비용 등을 결제하고 나면, 돈이 턱없이 부족할 텐데요? 잔고 증명서를 먼저 제출하고 난 뒤에 어학 연수비를 결제해도 될까요?"
"예, 그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럼 제가 부모님께 여쭤보고 오늘 내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그럼 오늘 내로 빠른 연락 부탁드릴게요. 그럼 수고하세요!"
"아버지, 통장 잔고만 증명하면 되니까 천만 원 정도만 이체해주실 수 있나요? 증명서 떼고 나면 바로 돌려드릴게요."
"아들 미안한데 그렇게 큰돈은 우리 집에 없단다."
"아니, 천만 원이 없어요? 제가 돈 빌려달란 말씀드린 적도 없잖아요. 그리고 돈을 빌리는 것도 아니고, 잔고 증명만 떼고 나면 바로 돌려드릴 거란 말이에요!"
"그래, 무슨 말인지는 이해하는데, 마이너스 통장만 사용하고 있어서 모아놓은 돈이 없단다.. 미안하다.."
"아니, 제가 어학연수를 보내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제 돈으로 제가 해외 가서 배우겠다는데 집이 가난해서 돈이 없다고 어학연수 하나도 제대로 못 가네요?!!!"
"미안하다...."
"........"
"누나?....."
"응~ 우리 JJ 무슨 일로 전화했옹?"
"그게 다름이 아니라 진짜 미안한데...."
"JJ야, 누나가 씀씀이가 커서 돈을 많이 못 모아놨는데 어쩌지?"
"아.. 그렇구나.. 됐어! 고마워! 내가 알아서 할게! 이런 걸로 연락해서 미안해!"
"음, 근데 내가 녹십자에 비과세 보험 들어놓은 금액이 있는데, 거기서 담보 대출 가능할 수도?"
"그럼 대출 이자는 내가 갚아줄 테니까 잠시 이체 가능할까?"
"그래! 그렇게 해보자!"
"고객님, 죄송하지만 아무리 혈연관계이시더라도 본인을 제외한 타인의 인출은 불가합니다."
"아니, 여기요! 전화 바꿔드릴게요!"
"전화상으로는 불가하고요. 반드시 대면 방문하셔야 가능합니다."
"........ 감사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통장 잔고를 미리 뽑아놓을걸.. 어학원장은 무슨 일처리를 이딴 식으로 한담?'
'제대로 못 알아보고 진행한 내 잘못이지.. 누구를 탓하랴..'
'포기해야 하는 걸까?'
'뭐 해 먹고살지?'
"안녕하세요? 원장님! 저 JJ입니다!"
"네! 어떻게 잘 해결하셨나요?"
"생각보다 일이 잘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죄송하지만 어학연수를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내로 잔고 증명서를 제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아이고! 뭘 포기한다고 그러세요? 친척이나 친구들한테 연락이라도 해보시죠?"
"그냥 지인들과는 돈거래를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취소 부탁드립니다."
"몇 개월을 준비하셨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포기하세요?"
"그럼 혹시, 다른 은행에 모아둔 돈은 없나요?"
"중학교 때부터 모아두었던 청약저축이 있기는 한데, 여전히 잔고 증명이 부족합니다. 다 합쳐도 2,800 만원 정도밖에 안 될 거예요...."
"어디 보자, 지금 호주 환율이 780원 정도 하니깐 2,400 만원 이상만 있으면 되긴 하는데, 안전하게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3천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아.. 그런가요?"
"네.. 그럼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내일까지 금액을 최대한 끌어모아서 잔고 증명서 보내주세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항상 우리들의 주변에 존재한다.
가용한 자원에 따라 해결 시간의 길고 짧음은 존재하겠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행력과 의지력만 있다면,
해결 불가능한 문제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