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책, 그리고 쉼: 나를 살린 두 번째 주

번아웃 후 휴식 - 15일 차

by Nana

휴직계를 낸 지 벌써 2주가 넘어버렸다.


첫 주는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려 작은 성취부터 해보자는 마음으로 미뤄뒀던 소소한 집안일을 하며 일상생활을 하는데만 집중을 했고,

두 번째 주는 남편이 바깥 데이트도 더 데리고 나가고, 시여동생을 방문하시던 시엄마가 우리랑도 시간을 보내러 오시기로 해서 국경을 넘어 모시러 간 김에, 10년 넘게 못 봤던 같은 학교 오빠가 식당을 차렸다는 소식을 듣고 이왕 가는 거 오빠네 식당까지 가족들과 다 같이 갔다.

만 18살 때 대학 갓 들어갔을 때 친했던 오빠였는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 30대가 되었고 둘 다 유부 타이틀을 달고 오빠는 아빠까지 되고 식당의 사장님이 되었다. 예쁜 공간에서 예쁜 음식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먹으며 오랜만에 보는 친구까지, 코로나를 계기로 몇 년이나 놓치고 있던 사람들과의 교류가 일에 지쳤던 마음에 치유가 된 거 같다.


그리고 두 번째 주부터는 책도 읽기 시작했다.

시작은 몇 년 전 사놓고 한번 읽고 두었던 작가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와 그 후속작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라는 에세이형 책을 읽었다.


한국 도서의 특징인 예쁜 표지에 거칠지 않은 종이 소재와 더불어 술술 읽히는 글이 어쩌면 이제는 공식적으로 한국에서보다 한국 밖에서 산 해가 더 많은 나에게, 가끔은 한국어 단어가 생각이 안나 영어를 한국어로 찾아보는 지경에 이른 나에게 아직도 한국 책이 더 끌리는 이유인 거 같다. (여담으로 영어 책들은 갱지? 학교에서 시험 칠 때나 보던 그런 거친 잿빛 종이 재질인 경우가 많은데 촉감이 싫어 영어 책을 볼 거 같으면 난 차라리 종이책보다 킨들을 선호한다.)



작가님의 두 책은 몇 년 전 처음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 이끌려 사서 처음 읽었던 그때보다 번아웃이 온상태의 지금의 나에게 훨씬 더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가볍지만 따뜻한 말들이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보통의 나는 열정이 넘치고 끊임없이 여기저기로 달리느라 가끔은 괜찮지 않은 내 상태조차 인식을 못하였는데 졸업하고 처음으로 완전히 쉬어 보는 지금 어쩌면 재충전을 하고 주변을 돌아보라는 시그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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