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연재한 글을 보면 1943년 이후 영국 항공기에 대한 글은 다루지 않았다. 영국은 1945년 노동당이 집권하게 되면서 많은 차세대 항공기 개발 사업을 축소시켰다. 노동당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향후 10년 동안 국가 간 큰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전투기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은 프랑스가 함락된 이후에도 독일과 대치하면서 상당한 국가적 손실을 입었다. 국민들도 두 차례의 큰 전쟁으로 지쳐있었기 때문에 영국 정부는 재정적 여유도 없었지만 다시 국방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복지에 힘썼으며 국민들도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국가의 개입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연도를 보면 194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왕복엔진부터 제트 엔진까지 다양한 항공기를 생산했던 영국이 1945년 이후로는 주목할만한 항공기를 내놓지 않았다. 이후 영국의 독자 개발 항공기는 1951년 보수당의 처칠이 다시 정권을 잡았을 때 다시 등장한다. 그러나 영국의 공백 기간 동안 항공기술은 괄목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이미 전투기 개발의 주도권은 소련과 미국에 넘어간 뒤였다.
결국 영국은 1950년대에 BAC Lightning 항공기를 마지막으로 항공기 독자 개발을 포기한다. 물론 Lightning 말고도 TSR-2 등을 개발하지만, 모두 취소되었고 이후 영국은 프랑스나 독일 등과 공동 개발하거나 미국의 항공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항공기를 도입한다. 그리고 오늘 다룰 항공기는 그 공백 기간 동안 개발되었던 영국의 제트 전투기들이다.
Sea Hawk는 Hawker 사의 첫 제트 전투기이며 애틀리 집권 이후에 개발이 중단되지 않고 진행된 몇 안 되는 제트 전투기이다. Hawker 사가 1944년에 마지막으로 개발했던 함재기 Sea Fury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날개는 생산에 용이하도록 타원익이 아니라 테이퍼익을 사용했고, 기수 앞에 달린 피스톤 엔진 대신 날개 뿌리에 공기 흡입구를 내어 동체 한가운데에 제트 엔진을 장착했다. 덕분에 Sea Hawk는 동체 앞뒤 내부에 충분한 연료를 실을 수 있었고, 따라서 날개 내부에 연료를 탑재할 필요가 없어 고속 비행에 적합하게끔 날개를 더욱 얇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가는 시점이었기에 P.1040은 영국 공군과 해군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당시에는 양산되기 전이라 P.1040라고 불렸다) 더군다나 Gloster Meteor나 de Havilland Vampire와 같은 제트 항공기들과 비교했을 때 최고속도도 600 mph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Hawker사는 P.1040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고 영국 공군과 항공대에 인도할 것을 목표로 상정한 채 사내 프로젝트로 돌려 연구를 계속하였다.
다행히 영국 해군 항공대가 P.1040의 긴 항속거리에 주목하고 부족한 엔진 추력은 나중에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해 1946년 5월에 3대의 시제기를 주문하게 된다. 이때도 Hawker는 영국 공군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데 이때 만든 시제기들(P.1052와 P.1081)과 이들로부터 얻은 데이터는 후에 등장하는 Hawker Hunter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후 P.1040은 1947년 9월 2일 첫 비행을 실시하고 다양한 시험과 개조를 거쳐 양산형은 1951년 11월 14일에 처녀비행을 실시한다. 1949년 11월 22일에 150대가량의 항공기 제작을 주문받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Sea Hawk 양산은 최우선 순위가 되었다.
그러나 Sea Hawk 역시 동시대의 제트 전투기들처럼 짧은 운용 주기를 가졌다. 나날이 발전하는 엔진과 후퇴익을 장착한 de Havilland Sea Vixen이나 Supermarine Scimitar 같은 함재기들이 등장하면서 Sea Hawk는 자신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Attacker를 대체했듯이 1958년부터 일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한다.
Hawker사의 Sea Hawk와 경쟁 기종이었던 Supermarine의 Attacker는 Fleet Air Army에서 도입한 첫 제트 전투기이다. Attacker 역시 Sea Hawk처럼 Supermarine의 Spitful 왕복 엔진 항공기를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후퇴익이 적용되지 않은 직선익 항공기였다.
다만, Sea Hawk와는 다르게 왕복 엔진 항공기들과 동일하게 꼬리 부분에 바퀴가 달린 tail-wheel undercarriage 방식의 착륙장치를 사용해 이착함에는 Sea Hawk에 비해 어려웠다고 한다. 게다가 tail-wheel 방식은 제트 엔진에서 나오는 뜨거운 배기가스가 갑판을 손상시키는 문제도 있었다.
Attacker는 당시 개발이 한창이었던 Gloster E.1/44이 완성되기 전까지 임시로 사용할 항공기를 찾던 영국 공군의 요구에 의해 개발되었다. 그래서 1944년 8월 30일에 3대의 시제기를 주문받았으나 1940년대 Gloster는 Meteor 개발에 집중하면서 Gloster E.1/44 개발은 흐지부지되고 만다.
결국 1945년 7월 24대를 추가로 주문하고 나중에 다시 시작된 Gloster E.1/44와 비교하지만 두 항공기 모두 영국 공군이 이미 운용 중이던 Gloster Meteor나 de Havilland Vampire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지 못한 채 거절당한다.
그러나 Supermarine은 Attacker을 함재기로 개조하는 방안을 영국 해군 항공대에 Attacker를 제안했고, 다행히 영국 해군 항공대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1947년 06월 17일, 첫 함재기형 Attacker가 처녀비행을 실시하고 1950년 5월 5일에는 첫 양산형 Attacker F.1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Attacker 역시 Sea Hawk 그리고 동시대의 제트 전투기들처럼 짧은 기간 동안 운용되었다. 1951년 8월에 영국 해군 항공대에 첫 Attacker F.1이 인도되었는데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Sea Hawk와 de Havilland Sea Vampire를 발전시킨 Sea Venom 등이 개발되면서 1954년부터 일선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능으로만 본다면 미국제 제트 전투기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주었으며 1948년 2월 27일에는 세계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배경사진 출처 : Pinterest
Wikipedia, Hawker Sea Hawk
Wikipedia, Supermarine Attacker
WIkipedia, Gloster E.1/44
Wikipedia, Rolls-Royce Nene
Wikipedia, Rolls-Royce Derwent
BAE Systems, Vickers Supermarine Attacker
쿵디담의 다람쥐우리, 영국의 첫 제트 함상전투기 - 수퍼마린 어태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