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정연복
딱히 찾아올 사람도 없어
이따금 외로움이 밀물지는 때
불현듯 불청객처럼
다가오는 너
끈질기게 들러붙어
몸이야 많이 괴롭더라도
너와의 꿈결 같은
몇 날의 동거同居 중에는
파란 가을 하늘처럼
맑아지는 정신
왜 살아가느냐고
무엇을 사랑하느냐고
너는 말없이
화두話頭 하나 던지고 가지
(몸살을 앓다가 정신이 맑아지고 인생의 의미란 화두까지 잡는 계기로 삼은 시인이 있는 반면에 벌써 며칠째 쉬 떨어지지 않는 감기몸살이 그저 성가시기만 한 깎새는 시인 발톱에 낀 때만도 못한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