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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Mar 17. 2024

시 읽는 일요일(143)

몸살

   정연복



딱히 찾아올 사람도 없어

이따금 외로움이 밀물지는 때


불현듯 불청객처럼

다가오는 너


끈질기게 들러붙어

몸이야 많이 괴롭더라도


너와의 꿈결 같은

몇 날의 동거同居 중에는


파란 가을 하늘처럼

맑아지는 정신


왜 살아가느냐고

무엇을 사랑하느냐고


너는 말없이

화두話頭 하나 던지고 가지


​   (몸살을 앓다가 정신이 맑아지고 인생의 의미란 화두까지 잡는 계기로 삼은 시인이 있는 반면에 벌써 며칠째 쉬 떨어지지 않는 감기몸살이 그저 성가시기만 한 깎새는 시인 발톱에 낀 때만도 못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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