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4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대일
Apr 07. 2024
시 읽는 일요일(146)
봄똥
김영산
어머니 겨우내
떨며 생솔가지 배던 조선낫으로
그늘진 텃밭 지푸라기 쓸고 눈을 털면
힘살 백인 배추싹들 가슴 멍들도록 살아서
너, 견디기 힘든 시절을 뿌리째 끙끙 앓고 있구나
('봄동'은 노지露地에서 겨울을 보내어 봄에 수확하는 배추이다. 달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겨울 추위를 이기느라 힘살 백이고 가슴에 멍이 든 배추가 겨우내 달아난 입맛을 돋우게 하니 식도락의 잔인함이란.
처음 알았다. 배추가 추위에 강하고 더위에 약하다는 사실을. 기온이 낮은 높은 산에 있는 밭, 즉 고랭지 배추가 왜 더 좋은 값을 받는지도 이해했다. 하여 '힘살 백인 배추싹들 가슴 멍들도록 살아서' 구절이 더 눈에 밟힌다.)
김대일
소속
깎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일상을 흥미롭게 쓰고 싶습니다.
구독자
68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온고이지신
이천 원 vs. 이백만 원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