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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Apr 14. 2024

시 읽는 일요일(147)

병든 사람

         황인숙


몸이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어려운 방정식을 푼다

풀어야 한다

혼자서

하염없이 외롭게

혼자서.

​   

   (몸살로 끙끙 앓는다. 지난 달 이맘때도 똑같이 힘들었다. 월례 행사하듯 다달이 이러니 무슨 난리인가.

   식은땀 범벅인 채로 며칠째 뒤척거린다. 아프면 외롭다. 가족들이 따뜻하게 위로를 건네지만 딱 거기까지다. 시인 말마따나 병든 사람 혼자서 외롭게 풀어야 한다. 차라리 안 풀고 안 외로워야 하지만 그게 어디 제 뜻대로 되는가. 

   상태가 심상찮기 시작한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헬스장엘 갔다. 러닝머신 위에서 20분을 겨우 걷다가 관뒀다. 외롭지 않게 살살 아프겠다는 일념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괜한 짓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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