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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Aug 27. 2024

도파민 디톡스

   핸드폰 수명이 다 되어가는지 작동 불능일 때가 잦다. 화면이 갑자기 멈춰 버린다거나 제멋대로 돌아가면 감당이 불감당이다. 핸드폰 판매 대리점을 찾아 새 기기를 타진했지만 LG전자 핸드폰이 아니면 안 쓰던 버릇 때문인지 다른 회사 제품은 영 마음에 안 차더라.(LG전자 핸드폰 부문 철수) 정 그러면 상대적으로 가성비 좋은 중국산은 어떻겠냐는 대리점 직원 추천에 목하 고민 중이다.

   핸드폰이 없으면 생활 영위 자체가 어렵겠으나 이참에 쇼츠 따위 디지털컨텐츠엔 얼씬을 못 하게 구식 폴더폰으로 바꿔 보는 것도 고민 중 하나로 떠올랐다. 자극적인 영상에 빠져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멍청하게 빠져 사는 몰골을 더는 두고볼 수 없을 지경이라면 심각한 도파민 중독이 아닐 수 없다. 


   보상회로에는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지만 그 가운데 도파민이 가장 두드러진다. 나쁜 습관(자극)은 뇌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해 도파민 수치를 올려 쾌락을 주는데, 자극이 반복되면 회로의 도파민 민감도가 낮아져 다시 갈망이 일어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런 습관적 행동이 건강을 해치거나 일을 방해하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지 못할 때 중독이 된다.

   다만 보상회로를 왜곡하는 정도는 자극의 종류나 개인의 성향(유전형)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커피의 카페인은 중독성이 약한 약물로 나이 들어 수면장애가 생기면 대다수 사람이 어렵지 않게 섭취량과 시간대를 조절할 수 있다. 반면 마약은 보상회로에 큰 왜곡을 유발하고 특히 펜타닐 같은 약물은 치명적이다. 마약은 애초 손을 대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강석기의 과학풍경-도파민 디톡스>, 한겨레, 2024.01.03)


   요즘 도파민 디톡스 혹은 도파민 단식이 유행인가 본데 도파민 중독을 자각한 사람들이 SNS와 인터넷 사용시간을 제한하면서 넘쳐나는 도파민을 해독하기 위한 방안이다. 


   최근 디지털 중독이 급증하면서 ‘도파민 디톡스’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리조트나 호텔은 와이파이와 심지어 전기까지 차단해 스마트폰을 쓸 수 없게 해 도파민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게 돕는다고 한다. 이때 금단현상을 완화하는 숲길 체험 등을 병행한다.

   디톡스(detoxification)는 해독이라는 뜻이므로 도파민이 마치 몸에 해로운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스트레스호르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스트레스호르몬과 마찬가지로 도파민 역시 필수적인 생체물질이다.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는 것도 도파민이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퇴행성 신경질환인 파킨슨병도 뇌의 흑색질에서 도파민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일어난다. 도파민 역시 과유불급에 해당한다.

   도파민 디톡스가 상술처럼 느껴지지만 중독성 큰 나쁜 습관일수록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벗어나기는 무척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같은 칼럼)


   빠져들수록 한없이 하찮고 비참하게 전락하면서도 1분짜리 쇼츠가 던지는 유혹, 덧없는 몰입감은 너무 치명적이다. 안타까운 건 그 몰입을 적당한 선에서 다루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된 공허한 일상이다. 이 지경까지 왜 이르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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