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대일 Sep 13. 2024

택배

   아파트 1층 로비에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손님들로 한창 분주할 때 대뜸 왔다. 바쁜 명절 앞이라 기사가 얼른 부리고 뜨나 부다 괘씸했지만 마침 마누라가 집에 있어 얼른 가져 가라고 연락했다. 1층 로비라면 엘리베이터를 타는 주민들한테 민폐이기도 하니. 

   대문 앞에다 두고 가지 1층 로비에 놔두고 뜨는 무책임한 택배 기사가 요즘 세상에 어디 있냐는 마누라 지적이 일리가 있어 운송장 번호로 배송 조회를 해봤다. 경기 김포에서 서울 구로로 가는 택배였다. 택배 기사가 수령인 연락처를 오인했던 모양이다. 혹시 몰라 택배 기사한테 연락했더니 과연 그러했다.    

   - 잘못 갔대 문자가.

   - 그럴 줄 알았어.

   - 그럴 줄 알았다니?

   - 올 데가 없잖아.

   기분이 상했지만 반박하진 못했다. 사실이니까. 명절 앞두고 선물이란 걸 받아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준 게 없으니 당연한데도 받기만을 바라는 놀부 심보가 참으로 꼴사납다. 공짜 좋아하다간 몇 가닥 안 남은 머리카락 남아나질 않을 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