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oolish Heart

by 김대일

새벽 집에서 나와 점방에 도착한 시간은 06시05분. 문이라는 문은 다 열어제쳐 환기를 시키고 전날 빨아뒀던 수건을 개키는 수순으로 07시 영업 개시를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일단 유튜브를 켜 Bill Evans부터 찾았다. 출근하는 찻간에서부터 그러고 싶었다. 파격 없는 일상은 지루한 법이다. 아니 그보다는, 갑자기, 그의 피아노에 목말랐던 모양이다. 갈망이 때론 오작동을 일으켜 생명력을 무섭도록 확인시켜 주는지라 썩 싫지가 않다. 하여 다짜고짜 듣고 보는 것이다. 불쑥불쑥 솟구치는 진절머리가 허무를 부추기는 일상을 제발 진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그의 선율에 기댈 수밖에 없다. 나도 가끔은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싶다.

<My Foolish Heart>

이 곡만큼 조용한 아름다움을 찬찬히 환상적으로 만끽할 재즈 넘버는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EpVXH3Vm2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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