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음식을 삼키는 데 애로가 많다. 목에 뭔가가 걸려 있는 듯 밥, 물 뭐가 됐건 삼키려 들면 탁 걸리는 이물감 때문에 불쾌하다. 그 때문인지 소화도 불량하다. 삼켰던 음식물이 채 삭지 않은 채 역류하거나 뱃속이 더부룩하기 일쑤니까.
인터넷을 뒤졌더니 '매핵기梅核氣'라고 불리는 증상과 엇비슷하던데 따뜻한 물이나 차를 충분히 섭취하거나 목 찜질을 하면 낫대서 그대로 해보는 중이다. 하지만 여태 호전되는 느낌은 별로 안 든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상책인 줄 알지만 불가근불가원인 병원 출입에 늘 망설여지는 깎새.
오십 줄 접어들면서부터 몸뚱아리 여기저기서 삐걱대는 까닭이 노화가 일어나 신체기능이 떨어지면서 활력까지 잃어버린 탓에 면역력이 약해진 때문이라고 여겨 저녁 매상을 포기하면서까지 헬스장에 매달린 지 일년하고도 반년을 훌쩍 넘겼다. 특단의 조치를 취한 덕에 이전보다 운신이 편해지긴 했다. 기력 회복에 운동이 기여한 바가 크긴 하지만 그렇다고 만병통치일 수는 없었는지 끊이질 않는 잔병치레까진 어쩌지를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손가락에 생기는 잦은 염증, 허리며 어깨 결림은 고질이 된 지 오래다. 거기에 느닷없이 나타나는 매핵기 같은 이상 증상까지 겹치면 몸도 마음도 그로기 일보 직전까지 처하게 된다.
병치레는 노화와 짝꿍일 수밖에 없다. 그 병치레가 불치병으로 이어져 옴나위없이 최후를 맞는 게 인간의 숙명이다. 하여 안 아프게 여생을 누리고 싶다는 바람은 도둑놈 심보나 다름없다. 차라리 안 아플 순 없다고 마음을 내려놓는 게 신상에 이로울지 모른다. 아프긴 아프되 살살 아픈 방법을 궁리하는 게 오히려 더 현명하겠다.
잔병치레야 불가항력이라 여기되 시난고난하지 말기.
아프되 서러워하지 말기.
가족이 병수발든답시고 일상이 송두리째 망가지는 불상사가 절대 없도록 요령껏 아프다 말기.
병에 관한 한 깎새가 굳건하게 견지하는 입장이다. 인명은 재천이랬으니 제 맘대로 아픈 때를 정해 아픈 정도를 단속하는 건 난센스다. 다만 살아 있어도 죽은 목숨이라며 산 송장 취급 안 당하게 살살 아픈 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나이가 들수록 절실하다. 밥 대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이 매핵기가 제발 살살 아프다가 나아지기를 깎새는 애타게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