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인표가 문학상을 받았다기에 관련기사를 찾으려고 검색을 했다. 차씨 집안에 큰 경사가 났으니 바로 뜰 줄 알았는데 몇 푼 안 되는 문학상 상금이 대수겠냐는 듯 떠억하니 검색 화면 맨 상단을 차지한 건 차인표·신애라 부부가 소유한 서울 강남 청담동 소재 부동산 가치가 300억 이상 올랐다는 소식이었다.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차인표가 인터뷰한 영상 중에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다. 짜깁기를 한 인터뷰라 의도가 왜곡될 수 있겠으나, "항상 전업 소설가분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있었어요"라는 대목이 잔상에 오래 남았다. 어쩌면 차인표 스스로도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글쟁이가 글 팔아 밥 벌어먹지 못한다는 걸. 하여 300억 이상 가치가 오른 건물주로 생계 걱정 없이 딜레당트로 소설을 써 온 자기가 전업 소설가들 앞에서 소설가 칭호를 얻고 문학상을 받는 게 면구스럽다는 걸.
쥐꼬리만 한 원고료로 밥 벌어먹고 살겠다고 덤비는 간 큰 글쟁이는 별로 없다. 되레 욕만 바가지로 처먹는다. 현실 자각 수준이 엉망이라며. 하여 예나 이제나 글쟁이로 밥 벌어먹긴 글렀다. 하지만 세상사 희한해서 그렇게 지지리 궁상을 떨수록 역작力作이 잉태되는 게 글쟁이 팔자다. 주린 배를 부여잡고 어떡해서든 거하게 한탕 잡아 비루한 현실을 탈출하겠다는 중꺾마야말로 글쟁이의 비원이자 집념인 셈이다. 그러니 세상은 모순덩어리이자 요지경이다.
그렇다고 건물주 차인표의 문학적 재능을 의심하는 건 아니다. 16년 전 첫 작품을 시작으로 장편소설만 3편을 쓴 무시 못 할 커리어를 자랑하는 작가임엔 틀림없으니까. 근데 왜 이 따위 딴지 아닌 딴지를 거냐고? 그냥 부러워서. 까짓 밥 벌어먹지 못할지라도 마음 편히 글 써제낄 뒷배를 가진 자의 수줍은 여유가 그냥 부러워서. 온종일 펜대를 굴린들 헛짓거리한다고 아무도 트집 잡지 않을 테니까. 역작力作보다는 수작秀作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82476407
https://www.youtube.com/watch?v=UXF8mz-l5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