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대일

링이건 세상이건 안전한 공간은 단 한 군데도 없지. 그래서 잽이 중요한 거야. 툭툭, 잽을 날려 네가 밀어낸 공간만큼만 안전해지는 거지. 거기가 싸움의 시작이야.

- 김언수 소설 <잽>에서

이 구절을 좋아한다. 인간관계를 죄다 권투 시합인 양 대결 구도로 볼 건 아니지만 잽을 날린 공간만큼의 완충지대가 사람 사이(人間)에서는 꼭 필요하다고 나는 해석한다. 일정한 거리를 둬가면서 상대방을 탐색한 뒤에야 승산을 계획할 수 있다. 싸우든 사귀든.

반세기 살면서 겨우 건진 처세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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