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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일요일(29)

by 김대일

소방관의 기도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언제나 집중하여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하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제 목숨이 다하게 되거든

신의 은총으로

제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주소서

(살아 있는 영웅이 진짜 영웅이다. 죽음을 영웅시하는 건 엽기적이다. 영웅이 허망하게 죽어나가는 걸 뻔히 보면서 막지 못하는 사회는 제정신이 아닌 디스토피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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