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TV 토론

by 김대일

대통령 후보들의 TV 토론이 벌어지는 시각에 글을 깨작거리고 있다. 4명이서 각축을 벌이는 토론의 장은 사상 초유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불명예를 씻을 절호의 기회다.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제언을 통해 후보들 스스로 대통령 감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길 바란다.

우리나라 대선이 있고 다음 달인 4월엔 프랑스 대선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7년 4월 프랑스 대선 TV 토론에 관한 재밌는 기사를 한 일간지에서 읽고 기록해 둔 적이 있다.


​ '경찰이 노동자들을 잡으러 올 때 우리에겐 그런 면책특권이 없다.'

- 유력 대선 주자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가 유럽의회 조사를 피하려고 면책특권을 내세웠던 것을 거론하면서.


'소송을 걸겠다.'

- 역시 유력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최근 한 후원자한테 고급 정장을 선물받은 것에 대해.​ 이에 피용이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그대로 TV를 탔다.

'노동이 뭔지 모른다.'

- 가장 유력한 주자인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이 국립행정학교(ENA) 등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점에 직격탄을 날리다.​


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포드자동차 공장 노동자로 5주간의 휴가를 받아 프랑스 대통령 선거전을 치르고 있는 필리프 푸투 반자본주의신당 대선 후보. 4일(현지시각) 밤부터 자정 넘게 이어진 2차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 출연해 “많은 이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자본주의를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단다. 푸투는 말끔한 정장 차림의 다른 후보들과 달리 목 부분이 늘어진 흰색 티셔츠 차림에 헝클어진 머리카락, 덥수룩한 수염 그대로 참여했다.

그는 2012년 대선(1.15% 득표)에 이어 두 번째로 출마했으며, 노동자 해고 금지, 주당 노동시간 32시간으로 감축, 기업과 은행의 수익 강제 몰수 등 급진적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단다.

거대 정당 후보자들에게 전혀 꿀리지 않고 할 말을 하는 군소 후보의 사자후가 통쾌했다. 불어를 익혔다면 그 통쾌함이 더 생생하게 와닿았을 텐데. 대한민국 대선 토론에서는 누가 우리에게 통쾌함을 선사할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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