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요일 아침 주제로 뭘 할지 곰곰히 생각해본다. 그게 떠올라야 그것에 비스름한 시를 읊으면서 일요일 아침 내가 할 일을 끝낼 수 있다. 뭐가 좋을까. 솔직히 밝히겠다. 때가 때이니만큼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낙선하면 어쩌나, 행여 누가 봐도 함량 미달인 자가 대권을 거머쥐고서 전횡을 일삼아 내가 속한 사회의 미래가 암담해지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전전긍긍했다. 한편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부산 어느 동네에서 이발소를 열겠다고 깝죽대고 있는 나하고 별 상관이 없을 것도 같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에서 정신머리 박힌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히느냐 마느냐에 따라 나 뿐만 아니라 내 자식 세대에까지 미치는 파급 효과라는 게 당장은 눈에 안 보이고 피부에 안 와닿을지는 몰라도 필연적으로 우리 삶에 거대한 쓰나미처럼 밀려올 거라는 건 지난 세월을 통해 충분히 겪었던 바여서 강 건너 불구경할 수만은 없다. 하여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깊어진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시가 무엇일지 고민고민하다가 나는 '희망'이라는 화두를 꺼내 시를 검색했고 마침내 한 편의 시로써 위안을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