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메모장 앱에는 <사는 데 중요한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새겨 들을 만한 것들을 수집한 어록이 있다. 처음 접했을 때 둔기로 머리를 내려치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잊을 수 없고 어쩌면 내 마음에 스르르 녹아들어 내 가치관의 일정 지분을 행사했고 여직 행사하는지 모른다.
쉬는 날이고 해서, 아니 쉬는 날이라 되우 심심하던 차에 앱을 뒤지다 다시 맞닥뜨린 어록이 나를 새삼스레 두근대게 만들면서 혼자 읽기는 또 아쉬워서 몇 개 추려 옮긴다. 인상적인 게 있는가. 있다면 당신과 나는 그만큼은 통했다.
○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니다.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아니다. 보험 번호 숫자도, 화면 속의 점도 아니다. 나는 개가 아닌 인간이다. 묵묵히 책임을 다하며 떳떳하게 살아왔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한 사람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영화 <다니엘 블레이크> 항고이유서의 한 대목)
○ 행복은 나비와 같다. 잡으려 하면 항상 달아나지만, 조용히 앉아 있으면 너의 어깨에 내려와 앉는다. (너새니얼 호손,《주홍글자》)
○ 내 삶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이고,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나는 주저없이 내 삶을 건다. (키르케고르)
○ 희망이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 본래는 아무것도 없었으나, 걸어가는 사람들의 많은 발자국으로 만들어지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땅 위의 길과 같은 것. (루쉰)
○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지만 시와 아름다움, 낭만, 사랑은 삶의 중요한 목적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선생)
○ 남자는 교활하다. 여자의 첫 남자인 듯이 군다. 하지만 여자는 더 교활하다. 남자의 마지막 여자인 듯이 군다. (버나드 쇼)
○ 만남은 늘 그다지 극적이지 않다. 적어도 내 경우는 그렇다. 그것은 언제나 평범한 일상의 한가운데에 툭, 던져진다. 한참이 지나야 비로소 그 만남은 반짝반짝 빛을 내기 시작한다. (히가시노 게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