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모기 때문에 환장하는 계절이다. 모기와의 고독한 쟁투가 연례행사인 양 벌어지고 있다. 가을 모기가 더 맵고 독하다는데 한가위 지나서까지 이어질 장기전이겠다.
여름이고 가을이고 모기가 왱왱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나는 괴롭다. 모기가 즐기는 피가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족 중에 유독 나만 문다. 하여 유월 햇볕이 따갑게 느껴질 때부터 모기 훈증기를 자리끼 두듯 자는 머리맡에 꽂아 뒀는지 확인한 다음에야 비로소 단잠을 청할 수 있다. 유난히 잘 물리는 사람의 고충을 어찌 말로 다 하랴. 귓가를 때리는 왱왱 소리에 간담이 서늘하고 물리기라도 하면 쓰라리다 못해 경련까지 일 지경이다. 세게 긁기라도 하면 대번에 덧나서 흉측한 생채기로 변한다. 물것을 다 소탕하기 전에는 잠들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온 방안을 사주경계하다 보면 잠은 다 달아나고 먼동이 훤해진다. 폐인도 그런 폐인이 없다.
다산 정약용도 모기 때문에 얼마나 고생이 심했으면 얄밉다는 시憎蚊까지 남겼겠는가. 혹자는 탐관오리를 모기에 빗댄 풍자시라고 주장하나 본데 읊어 보면 모기가 정말 얄미워서 쓴 게 맞다. 동병상련하는 사람은 안다.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재앙이 모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