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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바 Mar 25. 2020

지금 주식투자가 처음이라면 고민해야 할 것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격언의 의미

요즘 들어 주변에서 부쩍 주식 투자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뉴스에서도 개인의 주식 매수 대기자금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하니 이는 비단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주식 시장이 연일 폭락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지금이야 말로 주식을 투자하고 돈을 묻어두면 큰 이득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코스닥 버블이 붕괴된 이후 우리나라에서 주식 투자는 노름보다는 조금 나은 도박 취급을 받아왔었지만 이제 그런 일들도 다 과거의 일로 잊혀지고, 2008년도 금융위기 시 투자했던 사람들이 큰 이익을 벌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PBR로 측정했을 때 우리나라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2008년 금융위기 시보다 더 낮아진 상태이고,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우리나라 전체 GDP 대비 훨씬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주식과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평상시 알고 지내던 몇몇 대기업들의 주가를 보자마자 가격이 이렇게까지 낮을 수도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주식 시장이 공포에 놀랐을 때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본적으로 나쁜 접근이라 할 수는 없다.


다만, 지금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다음의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해서는 생각해보고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최저가에 사서 최고가에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감히 주식 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공포 구간에 사서, 아무도 주식 팔 생각을 하지 않는 희열에 찬 구간에 팔아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모두 주식 투자자들의 꿈일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 꿈을 연속해서 계속 성공한 사람 또는 방법은 지금까지 단 한 명, 단 하나의 방법도 없었을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격언 중 하나로 다음의 격언이 있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지극히 당연한 소리처럼 이 격언에는 (조금 오바해서) 투자자가 반드시 생각해봐야 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격언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크게 두 가지이다.


1. 발바닥과 정수리에서 팔 수 있는 사람은 없다.

2. 무엇이 무릎이고, 무엇이 어깨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특히 우리에게 고민을 주는 부분은 두 번째 화두이다. 어디가 무릎이고, 어디가 어깨인지 어떻게 판단을 해야 되는 것일까?


이 부분은 한두 시간 글을 써서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아주 간단하게 개요 수준에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투자의 세계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크게 몇 가지로 나눠보면 가장 유명한 가치투자부터 시작하여 기술적 분석 투자, 모멘텀 투자, 퀀트 투자, 역발상 투자, 초빈도 매매 투자 등등이 있다.


사실 가치투자도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내재가치를 구하는 방법이 사람들마다 제각각이고, 기술적 분석은 셀 수 없이 많은 지표들이 있으며, 퀀트들도 자신만의 투자 지표가 다르므로 자세히 살펴보면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에 버금갈 정도이다.


하지만 이 모든 투자 방법들은 투자를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기준에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가격과 가치에 괴리가 발생한 것을 발견하여 실제 상승이 발생하기 이전에 '미리' 투자를 시작하여 가격이 오르길 기다리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계산하기보다는 가격의 움직임을 분석하여 실제 가격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투자를 시작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크게 가치 투자와 역발상 투자, 퀀트 투자 등이 있을 수 있고, 후자로는 기술적 분석 투자나 모멘텀 투자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때 전자와 후자의 투자 방법에서 이야기하는 ‘무릎'과 '어깨'는 서로 전혀 다른 의미이다.


첫 번째 미리 투자하는 방법에서 '무릎'은 투자 대상의 가격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지표를 하회했을 때를 의미한다. 그리고 '어깨'는 투자 대상의 가격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지표를 상회했을 때를 의미한다.


두 번째 확인하고 투자하는 방법에서 '무릎'은 투자 대상의 가격이 발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는 시점이 된다. 그리고 '어깨'는 투자 대상의 가격이 정수리를 찍고 내려오는 시점을 의미한다.


위와 같이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투자 방법들은 발바닥에서 사서 정수리에서 팔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투자를 시작할 때 자신에게 위 두 가지 방법 중 어떤 방법이 더 적합할지 생각해보고 투자를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기준을 정하고, 그것을 지킬 수 있어야 된다는 것이다.


꼭 정교하고 전문적일 필요는 없다. 예를 들면, 단순히 코스피 지수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여 1600에 도달하면 투자를 시작해서 코스피 지수 2000에 팔겠다는 전략도 좋다.


다만, 이렇게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것은 알고 시작을 해야 한다. 심한 변동성으로 인해 심적으로 아주 힘들 수도 있고, 투자 기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려 아주 지루할 수도 있다. 때로는 팔고 났더니 자신이 정한 기준보다 가격이 올라 아쉬운 마음에 힘들 수도 있다. 아이작 뉴턴이 지능이 낮아서 큰 손해를 보았겠는가?






 2. 아직 미국과 유럽의 3월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았다 + 지금부터 회복이 시작되어도 이전 주가 수준까지 1년은 생각해야 한다.


지난 2월 경제지표가 발표되었을 때 중국의 역성장이 확인되어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런데 중국 못지않게 큰 충격을 받았을 걸로 예상되는 미국과 유럽이 얼마만큼 실물경제에 충격을 받았을지 확인할 수 있는 3월 경제지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호들갑으로 볼 때 아마 생각보다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되지 않을까 싶고, 그렇다면 4월 초에 한 차례 더 큰 충격파가 울릴지도 모르겠다.


코로나가 3월에 정점을 찍고 서서히 잠잠해진다고 가정해보면, 경제지표는 최대 6개월 정도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에 따라 실물 경제에 선행하는 주가지수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최소 반년 이상 기다려야 될 수도 있다.


지금과 충격의 규모가 유사했던 2008년 - 2009년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2008 - 2009)



미국 ISM 제조업 신규주문지수(2008 - 2009)



미국 다우존스 주가지수(2008 - 2011)



한국 코스피 주가지수(2008 - 2011)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기억은 흔적을 남기는 법이고, 대지진은 여진을 남기는 법이다.


아마 올해 겨울이 다시 찾아오면 기존 독감이 유행을 한다는 뉴스만 떠도 다시 주가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금 투자를 시작하더라도 목표했던 가격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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