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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바 Mar 18. 2020

왜 하락장엔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질까?

인간에게 있어 공포는 가장 강력한 감정이다.


위험은 항상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그 결과로 시장의 반응 또한 항상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최종적으로 시장이 얼마나 하락할지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한가지는 확실하다. 이번 약세장이 역대 약세장 중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하루만에 20%가 넘게 하락한 블랙 먼데이는 제외하고)



다우존스 지수 일봉 및 거래량 2020년 1월 2일 - 3월 17일



변동성이 돌아왔다는 내용의 블룸버그 3월 5일자 기사 중


하루에 5% 하락하고, 5% 상승하는 것은 이제 뉴스거리도 안될 정도로 변동성이 극심한 시장이 계속되고 있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2%만 변동해도  대단히 큰 일이 일어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곤 했었는데 말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일간, 연간 변동성이 극심한 시기는 모두 심한 하락장이었다는 것이다.



다우지수의 일간 변동성, 1896년 1월~2012년 12월 <출처 : 제레미 시겔의 주식에 장기투자하라>


일간 변동성이 1%를 초과한 날의 비율, 1896년 1월~2012년 12월 <출처 : 제레미 시겔의 주식에 장기투자하라>


장기적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대표적인 약세장이었던 대공황, 블랙먼데이, IT거품 붕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가 변동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변동성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변동이라는 것은 하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만큼 상승도 거칠고 강하게 일어났었다는 것이다. (결국 하락한 경우가 더 많아 약세장이 되었지만;;;)


그렇다면 약세장에는 왜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일까?


아직까지 어떤 학자에 의해 입증된 이론은 아니지만 나는 그 이유를 인지과학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바로 공포 때문이다.


사실 약세장에서 공포로 인해 패닉 셀이 발생한다는 것은 아주아주 식상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약세장에서 강한 반등이 곧잘 일어나는 것 또한 공포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주가가 하락할 때 공포로 인해 너도나도 덩달아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쉽게 상승할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위기 이후엔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때 조금이라도 반등의 조짐이 보이면, 투자자들은 가격이 하락할 때와는 전혀 다른 공포에 빠진다. 바로 본격적인 상승에 자신이 제외될 수 있다는 공포에 빠지는 것이다.


공포는 사람의 감정들 중 가장 강력한 감정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포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를 저지르기 일쑤인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던 것을 잃었을 때 심리적 고통을 겪는데, 이 갖고 있던 것에는 진짜 손에 쥐고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사실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던 기회도 포함된다.


이렇게 뒤처지는 것,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공포로 주식 매수를 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다시 하락에 대한 공포와 장밋빛 미래에 대한 탐욕이 찾아와 투자자를 지배한다.


분명 이번 약세장도 결국 다시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될 것은 시장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으므로 항상 조심해야 된다는 것과 단순히 공포로 인한 반발 매수는 ‘진짜’ 상황이 좋아지기 전까지는 그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공포만으로 지속적인 상승을 이루기는 어렵다. 왜냐면 이렇게 공포만으로 매수하는 자금에는 한계가 있고, 공포가 지배하는 시장에서는 언제든 사람들의 심리가 다시 하락에 대한 공포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지진은 소규모 여진들을 동반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그래서 큰 하락 뒤엔 실물경제에 진정한 회복세가 엿보이기 전까진 소강상태가 이어지거나 계속해서 흔들리는 변동이 이어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실물경제 회복이 느릿느릿하게 시작되면 그제서야 주가도 느릿느릿 상승 걸음을 다시 시작한다.


그러므로 지금 주식 투자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상황이 지금보다 안좋아질 수 있다는 것과 본격적인 주가 회복은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지금 기회를 놓치고 상승에 소외될 수 있다는 공포에 빠진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본 후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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