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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serian Oct 06. 2019

비전공자지만 괜찮아. 코딩 부트캠프를 마치며

Into the World of Developers

벌써 10주...


  시작할 땐 아마득했던 10주 간의 코딩 부트캠프가 끝났다. 코딩은 정말로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일까? 남들은 차치하고 내가 해낼 수 있는 영역일까?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시작했던 코딩 부트캠프였다. 그간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우선 지난 중간 후기 때 언급했던 것처럼 지난 10주 간의 코딩 부트캠프에서 목표했던 것 중 하나가 'Learn To How To Learn: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솔직히 말하자면 100%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상태는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아는 것은 확실히 알고 모르는 것은 확실히 모른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태이긴 하다.

10주 간 Java Script의 기본 문법, 알고리듬 구현, TDD, 프런트엔드 작업, 고차 함수나 비동기 호출, API, 재귀, 복잡성 등의 심화 개념들을 가지고 깨나 씨름을 했기에 누가 질문을 한다면 쉽게 답해줄 수 있는 내용들이 머릿속에 많이 쌓였다.

반면에 [나중에 공부해 볼 내용]으로 키워드만 쌓아 둔 것들도 많다. bind, REST나 FETCH 등 날이 지날수록 읽어볼 자료들도 크롬 브라우저 즐겨찾기에 쌓여가고 있어서 언제 다 읽게 될지도 잘 모르겠다.

'구글 선생님'의 과외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아직 모르는 게 대부분, 아는 것이 조금인 상태이지만 모르는 것을 마주할 때 나는 이제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더 깊게 찾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아직도 내 실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객관적으로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모르는 것을 파고들어 찾아낼 수 있는 요령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


 나는 이제 개발자 세계에 대한 이야기라면 귀를 쫑긋 치켜세워 더욱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고 있다.

사실 지난 10주간 회사 일 외에 공부에 시간을 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칼을 뽑았으니 뭐라도 썰 단계까지는 도전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배우는 내용 또한 쉽지는 않았지만 배울수록 더 깊이 알고 싶어 지는 지적 호기심도 생겼다. 얼마 전엔 2-3년 전에 이 공부를 시작했다면 훨씬 머리가 쌩쌩해서 더 많은 걸 배우고 더 즐기며 일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30대에 들어선 내 삶에서 무엇에 도전하고, 타의 없이 자의적으로 시간을 마련해 매일매일 무엇인가를 정진할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하는 생각에 회사도 이 달 말로 정리하게 되었고, 개발 공부에 더 깊숙이 발을 들여볼 예정이다.


 이렇게 결정을 내려놓고서도 순간순간 내가 정말 개발자의 삶을 살 수 있을까, 계속 개발 공부를 하는 게 지겹지 않을까. 나는 이 일을 즐길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들었다.

일희일비라더니... 그렇게 한참 좌절하던 순간에는 같이 발걸음을 뗀 동기들과 고민을 나누면서 위안을 얻는 시간이 있었고, 지난 토요일 오프 세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이거 꽤 재미있네'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앞으로 개발 공부도 쉽진 않을게 뻔하지만 내가 흥미롭게 느끼고 재미있다 생각하는 일이라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에 좀 더 올인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할 수 있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조정석ㅠㅠ 출처: 야나두


 내 글을 읽어갈 사람들이 누구일까 생각하다가 지금 코딩 부트캠프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 같아 짧은 조언 딱 두 개만 남겨볼까 한다.


1. 코딩 부트캠프, 업무/학업과 병행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그러나 정말 힘들다.

나는 코딩 부트캠프를 듣는 내내 비영리기관의 사내벤처 공동 PM 역할을 맡고 있었다. 쳐내야 할 일 덩어리가 정말 많이 있었지만 퇴근 시간이 되면 눈치 안 보고 칼퇴를 선택했다. 만약 내가 집으로 일을 더 가지고 갔다면, 혹은 야근을 밥 먹듯이 했다면 부트캠프 수료는 불가능했을 것 같다.

코딩 부트캠프를 업무와 병행하고 싶다면 회사 점심시간, 주중 저녁, 주말 업무 외 모든 시간을 공부에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왔지만 또 쭈그리고 앉아서 알고리듬과 싸우고 새벽까지 노트북을 안고 있을 각오를 다지길 바란다.


2. 코딩이 내 길인가, 돈과 시간을 들여서 시작해도 될까 고민한다면?

문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의 내 성향을 생각해보라.

나는 코린이(코딩+어린이)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답할 짬이 안된다. 그래도 어렴풋이 이런 감은 있다.

어떤 문제를 마주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눈 앞의 문제를 무조건 해결하고 가야 할 길을 가는 성격일 수도 있다. 또 누군가는 현명하게 다른 사람들이 갔던 길을 찾아서 참고해 빠르게 길을 헤쳐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쉽게 주저앉거나 포기해버리는 성격이라면 코딩이 쉽지 않을 것이다.

짧게나마 코딩 공부를 해보고 나니 끈기는 개발자의 기본기인 것 같다.

나는 눈 앞에 문제는 무조건 파헤쳐서 풀고 봐야 하는 성격이다. 원하는 코드를 못 짜면 어떤 집념(?)을 발휘해 해결될 때까지 밥도 잘 안 먹고 잠도 잘 안 오고 계속 그 생각만 해왔던 것 같다.


운동화끈 묶고 다시 시작


 나는 이제 코드스테이츠 pre-course에 이어 본격적으로 개발자가 되기 위한 과정인 immersive-course에 지원할 것이다. 요즘 제일 걱정되는 건 immersive-course 입학을 위한 코딩 테스트이다. 개발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던 내게는 부트캠프에서 진행하는 작은 코딩 테스트도 개발자가 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관문인지라 너무 떨리고 걱정되는 일이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시험공부하던 그때처럼, 입사 면접 전 이런저런 준비를 했던 그때처럼 앞으로 2주간 집중해서 입학시험 공부를 해볼 참이다.

나는 2주 뒤 '엔지니어로 날개펴기'를 이어가게 될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시간을 들여서 긴 호흡으로 가야 할 수도 있겠고, 본격적으로 배에 올라 타 개발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겠지.

일단 지금은 다른 생각들보다 눈 앞에 있는 다음 목표 지점을 향해 운동화 끈을 꽉 묶고 달려야겠다.



비전공자지만 괜찮아. 코딩 부트 캠프 10주간 도전기 끝.

혹 2주 뒤 테스트 결과가 궁금하시다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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