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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Nov 10. 2022

부모님을 위한 두번째 미션 완료

양가 부모님을 위해 2년간 4차례 한국을 왕복하는 미션을 성공했습니다

겉으로든 속으로든 개인적으로 한번 계획한 목표는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이 어떻게 해서든 완수하는 것이 내가 사는 방식이다.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고 키우면서, 비로소 부모님께 받아왔던 것이 얼마나 큰 은혜였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부족하지만 여건이 되는 한 양가 부모님께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하나둘 실천하고자 노력을 했었다. 그러던 중 약 10년전쯤 양가 부모님의 자동차를 구입해드리는 첫번째 미션을 구상했었고, 다소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독일 오기전에 첫번째 미션을 완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인생이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어 두번째 미션을 구상하게 되었다.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한국 입국시 2주간의 격리 기간이 해제 됨과 동시에 구상했었던 미션 수행을 위해 장인어르신과 장모님을 모시고 3주간의 서울-베를린 여행을 추진하였다. 다행히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기에, 올해도 계속 진행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준비한 다음 두번째 여행을 추진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 부모님의 일정이 맞지 않아서, 장인어르신, 장모님을 다시 모시고 베를린에 와서 4주간 함께 지내게 되었다는 것을 지난 글에서 썼었다.


작년에 오셔서 3주간 지내고 가시긴 했어도,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한곳에 3주간 머물면서 장기간 지내는 것이 익숙치 않으셨기에 제대로 즐기시지는 못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오셔서 4주간 지내보시니, 이미 한번 오셨다는 점이 크게 도움이 되어 마치 베를리너가 되신 것처럼 매일 두분이서 집근처의 강가 산책로에서의 산책을 마음껏 즐기시게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거의 운동을 못하셔서 다니시는게 여의치 않으셨던 장모님께서는, 지난 1년간 열심히 수영을 다니며 운동을 하신 덕분에 예전보다 많은 장소를 다니실 수 있었다. 게다가 날씨까지 작년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좋은 날씨가 계속되어 큰 도움이 되어주기도 했다. 베를린 도착하고 첫번째 주말에는 예전처럼 포츠담에 있는 상수시 궁전을 찾아가서 여유있게 산책을 즐기고 왔다. 거리도 가깝고 두시간 정도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을 감상하기에는 이만큼 좋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당일치기로 프라하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는 지인 추천으로 알게된 체코의 온천으로 유명하다는 "카를로비 바리" 여행을 계획했다. (물론 일본 온천 여행같은 것을 기대하면 안됨) 나의 1년 휴가 6주 중에 이번 미션을 위해 3주를 사용하고, 남은 2주는 베트남 출장 그리고 1주는 가족 여행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두번째 주말을 이용해서 다녀오는 일정을 잡았다. 금요일 오후에 업무를 마치고 카를로비 바리로 출발하고, 일요일 점심때 체크아웃 한 다음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라 일부러 가장 비싼 호텔의 발코니가 있는 좋은 방으로 예약했는데, 어르신들께는 역시나 좋은 선택이었다. 아무래도 체코의 물가가 독일의 물가보다 싸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은 확실히 장점이라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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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 호텔은 산 위쪽에 위치해있다보니, 하천을 끼고 이어진 관광 코스를 위쪽에서부터 거꾸로 내려가면서 관광을 할수 있었다. 대부분의 가게에서 엄청나게 많은 온천수를 담아 마시는 머그컵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우리 일행도 2개를 구입해서 온천수를 받아마셔봤다. 따뜻하기는 했지만 쇠맛이 많이 나서 한번만 마셔보고 말기는 했지만. 하천 좌우에 펼쳐진 예쁜 건물들의 모습도 좋았고, 아주 화려하지는 않아도 잘 꾸며진 관광지로서의 모습이 천천히 산책을 하면서 즐기기에 딱 좋았다. 호텔의 정반대쪽에 있는 관광지 입구 근처의 일본 식당을 일부러 찾아갔는데, 유럽스타일의 일식집이었음에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어르신들께서도 만족하셨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름 알찬 여행이라 좋은 추억을 만들어드릴 수 있었던것 같다.

https://goo.gl/maps/Do4XjBkCAYMuvVP38


작년에는 손녀와 함께 베를린 서쪽에서 포츠담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유람선에 타셨기에, 올해는 일부러 베를린 서쪽에서 베를린 동쪽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시티 투어 유람선을 예약했다. (작년에도 시즌 마지막 배를 예약했었는데 이번에도 본의아니게 시즌 마지막 배를 예약해서 탔다) 올해는 우리 부부도 함께 탔는데, 날씨가 금방 좋았다 나빠지는 것이 반복되는 점은 아쉬웠어도 갈때는 2층 실외에서 베를린 시내 감상을 즐기며 맥주와 점심 식사를 즐겼고, 돌아오는 길에는 1층 실내로 들어가 따뜻한 글뤼바인을 마시며 웃음 꽃을 피웠다. 나는 이로서 올해 두번이나 유람선을 타고 베를린 시티 투어를 해본 셈이 되었는데 (한번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왕복, 다른 한번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왕복) 베를린 관광 계획이 있는 분들께는 추천하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전 마지막 주말에는 발트해에 인접한 항구인 "로슈톡"을 방문했다. 전에도 두어번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전과 다른 장소인 기차역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그리고 기차역에서 로슈톡 관광지로 진입하니 이전에는 미처 보질 못했던 관광지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해변가도 좋지만 암스테르담 처럼 운하 좌우에 펼쳐진 시장과 식당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뒷골목에는 아기자기한 호텔이나 임대형 건물들의 모습이 주욱 이어져 있어서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다.

https://goo.gl/maps/yAEsXs3oXPW4xKLC6



예전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었던 "티팟 레스토랑"에 이번에도 예약을 하고 방문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추워져서 아쉽게도 실내에서 식사를 해야했는데, 기대에 부응하는 훌륭한 음식과 와인, 서비스 덕분에 온 가족이 2시간의 행복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약간은 허접한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야하는데, 여느 독일 레스토랑이 그러하듯 예약 과정부터 방문 과정, 식사를 즐기는 시간과 식당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https://goo.gl/maps/TBbxBRXrkEGu3zFw7


어르신들을 다시 모셔다드리기 위한, 일주일 정도의 짧은 한국 방문 기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을지로입구역 바로 앞에 있는 롯데호텔 숙박이었다. 신라호텔도 훌륭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았던 것에 비해, 이번 롯데호텔 서울 EXECUTIVE TOWER의 방문 경험은 그동안 한국에서 이용했었던 호텔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롯데백화점이 바로 붙어있어서 면세점 쇼핑을 하기가 편해서 좋았다. (독일 입국시 면세품 한도가 420유로에 불과하다는게 함정) 그러고보니 부산 롯데호텔도 롯데백화점과 붙어있어서 꽤나 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침대와 침구가 너무 편하고 훌륭했음 (특히 침구 냄새에 기분 좋음)

- 제공해준 입욕제와 목욕용 소금을 풀고 반신욕을 즐기기에 최고

- 르 살롱 라운지에서의 조식, 티 타임, 해피 아워 모두 만족스러움

- 네스프레소 캡슐과 에비앙 생수를 충분히 제공해준 것도 고마움

- 번거롭게 직접 주차를 하지 않아도 되게 발레 서비스가 제공됨

- 붐비지 않는 체크인/체크아웃 과정도 만족

- 전반적인 서비스의 만족도가 높음

이로써 개인적인 한국 호텔 순위 1위는 롯데호텔 서울, 2위는 신라호텔, 3위는 롯데호텔 부산서면이다. 내년 봄에 한국 방문 시에도 다시 이용할 계획이다.

https://goo.gl/maps/vyFNUZNEDoAcdyhs5


지난달 신라호텔에서 실망스러운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호텔 내에 있는 일식 식당과 스파 마사지 보다는 호텔 주변에 평가가 좋은 일식집과 마사지 업체를 찾기로 했다. 그렇게해서 찾아간 곳이 종각역 앞의 "스시메르"였는데, 기대보다 만족도가 높았고 역시 내년 한국 방문 시에 재방문할 계획이다. 가격은 아리아께의 절반 밖에 안되는데, 추천받은 사케와 오마카세를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호텔 근처에 약간은 비싼 마사지 업체를 찾았는데,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https://goo.gl/maps/95rayuYk2DETBeaRA


트위터를 통해서 알게되었고, 주인장님께서 예약을 받아주셔서 동생 가족과 함께 방문했던 ㅁㅅㅂ. 훌륭한 와인과 함께 직접 구상하신 오리지널 요리를 즐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전어를 오랜만에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먹을수 있어서 행복했다. 진한 밤맛이 나는 스프나 연근 파스타, 다람쥐파이 등 모두 맛있었고 배불리 잘먹었다. 다시한번 ㅁㅅㅂ 주인장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나저나 지난 9월에 2주 방문할때, 약속을 너무 빡빡하게 잡아서 고생했었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약속을 많이 잡지 않았는데도 시간이 모자라고 바쁜건 왜인지.

https://goo.gl/maps/fG3oLChKGy3bBt7F9



이로서 2년간 적지 않은 예산과 시간을 투자해서 계획했던 "양가 부모님을 위한 두번째 미션"을 완수했다. 한해에 두번이나 베를린-서울을 왕복하고 나면, 한동안은 비행기를 타고 싶지 않게 된다. 그래도 홀가분하게 홀로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서빙받으며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특히 맛있는 리즐링 와인을 매번 잔 가득 채워주며, 나의 짧은 독일어 발음을 칭찬해주는 승무원 덕분에 유쾌한 비행이 되었다.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양가 부모님을 위한 세번째 미션"은 아마도 유람선 여행이 될듯하다. 그래서 내년에는 우선 우리 부부가 먼저 함부르크에서 출발해서 노르웨이를 며칠간 여행하는 유람선 여행을 해볼까한다. (일종의 답사로)

https://www.cunard.com/de-de


이제 올해 장거리 여행은 11월중에 있는 약 10일간 베트남 호치민 여행만이 남았다. 올해는 본의 아니게 독일에서 베트남 2번 왕복, 한국 2번 왕복을 하는 꽤나 잦은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되었다. 2022년에는 유달리 항공권 구입과 호텔 숙박을 위해서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했지만, 우리 자신의 "경험"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어설프게 사치품을 사들이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올 한해의 다사다난했던 일들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1년간 고생했던 나 자신에 대한 휴가로써 (일부는 일로써 가는 것도 있지만) 베트남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이제는 베트남에도 언제든 찾아가서 만날 수 있는 친구와 동료가 있다는 게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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