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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Aug 29. 2021

코로나 시대에 독일에서 살기

코로나 백신 완전 접종 후에 무엇이 달라지는가

현시점에 독일은 백신 접종 완료률은 59.5% (1차 완료율 64.5%)로 접종 완료자가 1000만명 이상인 나라 중에 영국(63.1%), 스페인(68%), 캐나다(66.5%), 네덜란드 (61.7%) 등을 제외하면 순위권이다. 특히 회사 내에 접종 완료자는 거의 100%에 육박할 정도로 접종 제한이 풀리기 전부터 다들 백신을 맞기위해 난리가 났었다. (대부분의 이유는 휴가를 가기 위해서로 추정됨) 그리고 8월 25일 기준 7일간 평균 코로나 확진자는 9334명대로, 예상대로 여름 휴가 시즌 이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단 백신을 접종할 사람은 거의 접종 완료를 한 상태라 접종 완료률은 당분간 더디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여러가지 이유로 다시 락다운을 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전세계 상황으로 보면, 앞으로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다.


현재 독일에서는 실내에서 식사를 하거나 피트니스 센터에 입장을 하려면 2차까지 백신 접종 완료후 2주가 지났거나, 24시간 (또는 48시간) 이내에 코로나 테스트 음성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부부도 2차 백신 접종 완료후 2주가 지나기 전까지는, 피트니스 센터에 가기위해서 매일 코로나 테스트 (Antigen Schnelltest)를 받아야 했고 15~20분 후에 도착하는 테스트 결과 이메일을 받아야 비로소 입장할 수 있었다. 코로나 간단 검사키트의 정확도가 아무리 낮다고 해도 거의 매일 테스트를 받기 때문에 수십차례 음성이 나왔다면 믿을만하지 않을까. ㅎㅎ 매일 운동복을 입고 테스트를 받다보니 쇼핑센터 내의 코로나 테스트센터 직원들중 일부는 우리를 기억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테스트후 운동 잘하라는 인사까지 할 정도가 되었다. 지금은 2차 접종후 2주가 지나서 테스트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되어, 더이상 그친구들을 만날일이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 이제는 앱에 등록된 접종 내역을 보여주기만 하면 피트니스 센터나 음식점 실내 테이블에 입장 가능하다. 덕분에 오랜만에 초올로기셔가르텐에 있는 쇼핑센터의 중국 식당을 방문해서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이것은 아이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라, 월, 수, 금요일마다 수시로 테스트를 하고 양성이 나온 학생은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한다. (간단 검사키트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반드시 PCR 테스트를 받아야 함) 만으로 19세인 딸내미의 경우 우리 부부와 함께 2차 접종까지 완료했기 때문에 더이상 테스트를 받지 않아도 된다. 현재까지는 어디서든 Antigen Schnelltest를 무료로 받을 수 있지만, 10월 11일부터는 유료로 바뀐다고 한다. (학교 제외) 왜냐하면 이미 백신 접종 완료를 할 사람은 거의 다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여 백신 접종을 유도하려는 것 같다. 그동안 독일은 이러한 무료 테스트 때문에 꽤나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고 한다. 정확도 문제가 있더라도 이러한 무료 테스트는 단순 체온 측정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로인한 비용 이슈가 있고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도 그 효과는 괜찮아 보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때는 일시적으로 한국보다도 낮은 코로나 확진자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독일 정부에서 12세부터 16세까지의 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권장하기 시작했고, 주변에 하나둘씩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해서 우리 부부도 접종을 시킬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할수 밖에 없었다. 독일에 와서 지금껏 도움을 받았던 가정의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것에 부정적이었기에 고민스러웠지만, 이전과 달리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 없이 정상 수업만 진행할 계획이고, 앞으로는 백신을 맞지 않았을 경우 발생하는 불편함이 더 클것으로 보여서 아들내미 역시 백신 접종을 시키기로 결정하였다. 독일에서는 doctolib.de 사이트를 이용하면 일반 병원 예약 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 예약을 손쉽게 할 수 있다. 금요일 오후에 사이트에 들어가니 토요일 오전 9시 30분에 테겔 공항의 접종 센터 예약이 가능했다. 백신 접종을 할 사람은 왠만큼 다한 상황이어서 예약은 어렵지 않았는데, 막상 토요일 오전 9시 이전에 도착하고 보니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고 있었다. 물론 우리처럼 아이들 접종을 위해 같이온 가족들의 모습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래서 시간 좀 걸리겠거니 했는데, 막상 접종 시작 시간이 되자 줄이 생각보다 빨리 줄어들기 시작했다. 테겔 공항 C 터미널에 마련된 대규모 접종 센터에는 꽤나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여 서류 접수 부터 백신 접종까지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하긴 주차장에 들어서기 전부터 구간구간 주차 안내를 하는 인원들도 만만치 않게 많았는데, 이런 모습은 평소 독일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다. 큰 기다림 없이 서류 작성하는 곳에서 접수를 하고 접종 전에 체크 사항들을 작성한 다음, 곧바로 백신 접종 장소로 이동해서 칸막이 형태로 만들어진 방(!?)에 들어 갔다. 역시 자원봉사자인듯 한 친구가 가져간 서류 확인하고 간단한 안내를 해주었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의사가 와서 백신 접종에 대한 안내 및 주의 사항 등을 꼼꼼이 설명해주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보니 독일어로 말하는데에도 어느 정도 알아 들을 수 있었고, 이젠 제법 독일어를 하는 아들내미는 나보다 잘 이해하고 대답까지 한다. 백신 접종을 한 다음 대기 장소에서 10분 정도 대기하고 별 이상이 없으면 건물을 나가면 되는데, 도착해서 줄을 서고 끝날때까지 미처 한시간도 안걸리고 금방 끝났다. 9월 중순에 2차 접종까지 마치면 10월부터는 학교에서 코로나 테스트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국처럼 독일도 코로나 상황에 따라서 계속 룰을 바꾸기 때문에, 실외에서 같이 식사를 하기라도 하려면 동시에 몇명이 모일수 있는지를 먼저 체크해야한다. 2달만에 독일인 동료의 가든에 모여서 바비큐 파티를 하려고 했을 때에도, 그 동료가 현재 룰을 체크해서 최대 8명까지 모일수 있다고 해서 인원수에 맞게 다른 동료들을 초대했다. 그래서 같이 가든에 모인 인원들은 모두 이미 2차 백신 접종을 마치고 최소 2주가 지난 사람들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주최한 한국식 바비큐 파티라서, 돼지고기 (목살 부위)와 야채 (쌈싸먹을 수 있는 야채), 쌈장과 김치를 준비했다. 일반적인 독일식 바비큐 파티는 소시지와 치즈(할루미 : 구워먹을수 있는 양젖 치즈)를 구워서 빵에다가 넣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빵은 절대로 가져오지 말라고 엄포를 놓고 밥을 해가서 쌈싸먹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생각보다 다들 쌈장을 너무 좋아했고 신나게 쌈을 싸먹는 모습이 신기했다. 나중에는 밥과 김치만 퍼먹기까지하는 모습에 경악을 하기도 했다. 자신들이 이전에 아시안 마트에서 사먹던 김치와 달리 맛이 좋다고 해서, 어설픈 김치를 사지 말고 반드시 "포기 김치"를 사먹으라고 겉포장까지 사진으로 찍어서 공유해주었다. 나중에 쌈장은 선물로 나눠 줘야할 듯.



올해 상반기에 락다운을 해제하면서, 독일에서는 실내 입장이 필요한 모든 장소에서는 무조건 코로나 테스트 음성 결과나 백신 접종후 2주 지난 증명서 제출을 필수로 제출하도록 했다. 물론 쇼핑 센터나 마트와 같은 곳에서는 예외이지만, 여전히 필수 업종 이외에는 이 룰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다. 그래서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다가 코로나에 감염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이 아닌 학교에서 수업을 받아도 상대적으로 덜 걱정하게 된다. 또한,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서는 번거로운 코로나 테스트 결과 제출을 면제 시켜주기 때문에, 그동안 매일 운동하러 가기 위해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던 것을 하지 않아도 되어 좋다. 물론, 회사 직원들 모두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보니 대부분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문제가 있는데, 불편하더라도 나는 일부 동료들과 함께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다. 1년반이 넘게 이러한 생활을 하다보니 과연 예전과 같은 삶을 살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만, 아무쪼록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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