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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다임 Aug 06. 2024

남편이 나 몰래 대출을 받았다.

말을 하지 그랬어...


세상에 맙소사.

남편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의 통장잔고를 확인한 순간 얼음이 되었다.

우리는 분양권 계약금에 부족했던 금액의 일부를 남편 마이너스 통장에서 썼다.

그래서 내가 알고있던 마이너스는 대략 2천후반정도였다.


그리고 이를 빨리 갚아야한다는 생각에 매월 급여, 사업소득 등이 생기면 모조리 넣었다.

남편에게 물었다.


" 우리 지금 마이너스 얼마야? "

" 요즘 어플이 이상해. 자꾸 무슨 인증을 하래 "


" 인증? 내가 한번 봐볼게 "

" 아니야 내가 인증받고 보여줄게 "


느낌이 쎄~ 했다.

원래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긴하지만 인증이 자꾸 뜨는 것도 이상하고, 뭔가 감추려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본다며 폰을 가로챘다.


인증창을 끄는 순간, 얼음.....


-66,000,000 ?


말없이 남편을 봤다. 어색한 웃음을 짓더니 돌아섰다.


" 뭐야? 왜 잔액이 이렇게 많아? 뭐야 이거? 오류야? 뭐야x1000000 "


" ..... "


대답없이 어색하고 평소와 같지 않은 표정을 짓고만 있을뿐 말을 하지 않았다.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나 몰래 4천원만이 넘는 돈을 뭐하려고 뺐을까?

여자가 생겼나, 차를 샀나, 설마 주식인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고 차를 사고싶어 알아보곤 했다.

카시트부터 아이의 짐까지 다 넣고 다니려니 차가 작기도 했고 오래되서 점점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갔다. 

하지만 매월 소비는 줄어들지 않고 돈을 모으는 것도 맘처럼 되지 않았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보니 어느덧 아이는 세 돌이 훌쩍 지난 상태이다.


올해는 꼭 사야지 싶었는데 에어비앤비 준비하느라 자금을 써버렸다.

그나마 남은건 분양권 계약을 해버린 탓에 목돈을 모두 써버렸다.



나의 우선순위에서 차는 저 끄트머리에 있었던 것이다.

사실 차를 살려면 살수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이란 끝도 없다보니.. 더 좋은차가 욕심나는 탓에 돈 더 모아서 대출을 줄이고 사자싶었다.

그런데 남편에게는 차가 중요했던 것이다.


남편에게 물었다. 


" 4천만원이 넘는 돈으로 뭐했어? "


" 주식.. "


차를 샀나 싶었다. 그런데 쇼킹하게도 차를 사기 위해 주식을 했다고 한다.

더 좋은 차를 사기 위해 4천만원을 주식으로 부풀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고차를 타던 남편이 몇년전부터 다음번에 꼭 새차를 사겠노라 다짐했었다.


차에 욕심이 없는 그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나에게 말했다


" 기억나? 뒷자리에 애가 자는데 불편하게 계속 고개 아프게 자는데 너무 화가 났어 "


오래된 그의 차는 아빠의 자존심이었다.

다른 누군가의 새 차를 타고 좋아하는 딸에게 미안하다 말했던 기억이 있다.


참고 또 참았는데 아이가 불편해 하는 모습에 결국은 이런 선택을 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좋은 차에 편하게 태워주고 싶은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숨겼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났다.

오죽하면 나 몰래 그랬을까 싶었지만 거짓말은 여전히 이해가 잘 되진 않는다.


' 차라리 그 돈으로 몰래 차를 사지.. 얼마나 비싼 차를 사고싶었길래... '


그래서 현재 그 주식은 안녕한지 물었다.

최근 증시하락으로 엄청난 마이너스로 인해 절반 가까이 날린 것을 알고 눈 앞이 캄캄했다.


남편은 주식을 정리할 없다고 했다.


아껴야하는데 눈치없는 딸은 하원 후에 자꾸 마트에 가자고 조른다.

내가 안간다고 하니 친구 엄마에게 같이 가자고 말하며 날 쳐다본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내가 뭔가를 더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의 부담과 불안이 점점 커진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어떤 지혜로 이걸 풀어야하나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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