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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다임 Aug 06. 2024

나를 탓할 수밖에 없는 이유

언제나 돌고 돌아

마지막은 항상 나를 탓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이 내가 아님에도 왜 나는 나를 탓할까.



난 나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나를 E의 성향으로 보기도 하지만 사실 I가 맞다.

웃고 떠들며 털털하지만 실상 나의 이야기는 잘하지 않는다.

나의 진짜 고민을 털어놓는 게 매우 조심스럽다.


그래서일까?

항상 혼자 생각하고 글을 써 내려가며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원점이 되어있다.

그리고 나의 탓을 하게 된다.




작년에 나는 정신의학과를 갔다.

너무 답답하고 나의 정신이 온전하지 못 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산후 후울증이 뒤늦게 온 것인지, 아님 나의 스트레스로 인한 것인지 그건 모르겠으나

선생님은 나에게 이야기를 하라고 말하셨다.

들어주고 싶다고 하셨다.


누군가에게 속 시원하게 말해서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가 생긴다는 생각에 아직도 여전히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매주 선생님께서는 나의 기분을 물었고 나의 생각을 물었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 나는 나의 기분, 나의 생각보다는 아이의 기분, 아이의 생각을 더 묻고 들었다.

나는 없었고 아이와 남편에게만 물었다.


어떤 말이든 나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말을 하거나, 아니면 글을 쓰거나.


가족이 나에게도 물어주면 참 좋을텐데 아쉽게도 그러진 않는다.

그러니 내가 나에게 물어야지..


나의 잘못이 아닌데 혼자 생각하니 나의 테두리 안에서 좁은 결론이 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 

스스로 되뇐다.



나를 더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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