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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다임 Aug 13. 2024

속앓이 했더니 아프기 시작했다.

역시 스트레스가 문제인가

지난 글의 일로 속앓이 했더니 아프기 시작했다.

답답한 마음에 끄적거렸던 일기 같은 글을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읽었다.

누군가에겐 별 일이 아닐 테지만 눈앞이 깜깜한 나는 이렇게라도 하소연해 보았다.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


성격상 딱 계획을 세워서 착착 진행해야 하는 스타일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그저 막막하다.




속앓이 하지만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했는데 그게 탈이 났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작년 11월에 있었던 응급상황의 기억 때문이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는데 온 세상이 뱅글뱅글 돌더니 구토를 시작으로 몸을 움직이기 힘든 상태로 병원에 갔던 적이 있다. 딸아이를 등원시켜야 하는데 변기통을 붙잡고 울고 있으니 아이는 당연히 날 따라 울고만 있었다.

남편에게 전화해 집으로 와달라고 울면서 전화를 했다. 

생전 이런 적 없던 내가 울면서 전화하니 남편도 놀래 바로 달려왔다.


그때 그 아픔은 정말 세상에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다.

걸음을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로 세상이 돌고 구토가 계속 멈추질 않아 몸이 계속 떨렸다.

병원에서 진정제를 넣은 링거를 맞고 눈을 뜨니 이미 1시간이 지나있었다.


감기가 걸렸던 터라 감기가 심해서 그런 건가, 아님 다른 문제가 있는 건가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약에 취해 조금은 괜찮아진 듯해서 지금 이 아픔만 넘기고자 했다.


 며칠 동안 약을 복욕하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잊고 있었다.

그때의 고통을.


 

지난 목요일, 

남편 퇴근에 맞춰 저녁을 준비하려는데 몸에 힘이 쭉 빠졌다.

유독 피곤하고 힘이 없어 이상하다 싶었고,

머리가 핑~ 도는 게 너무 움직이면 안 될 것 같아 조심조심 움직였다.

한껏 예민해진 탓에 딸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었고 그게 싫었던 딸은 징징거렸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내가 아파 짜증을 버럭 내고야 말았다.

(매번 화내지 않겠다고 후회하지만 육아 중 내 감정 컨트롤이 제일 힘들다. 미안하다 딸아.)


참고 참다.. 갑자기 순간 느낌이 왔다.

몸이 싸해지면서 안된다 생각이 드는 순간 떨리는 손으로 비상약으로 남겨두었던 약봉투를 뒤졌다.

부랴부랴 약을 먹고 누웠다.


그렇게 지나가는 듯했다.



그리고 토요일,

송도에 일이 있어 갔다가 두통이 너무 심해 편의점에 들러 타이레놀을 먹었다.

그리고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가방을 싸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아침밥부터 모든 걸 토하기 시작했다.


남편에게 전활 했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구토는 멈추지 않았다.

몇 남지 않은 비상약을 먹고 한숨 자고 있어 났다.


몸이 이상함을 느꼈다.


' 뇌가 문제인가, 혈액순환이 안돼서 그런 건가, 귀가 문제인가? '


어떤 병원을 가야 하나? 종합검진을 해야 하나..




월요일, 

동네 이비인후과를 향했다.

주말밤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귀를 후볐더니 피가 나온 것이다.

사실 나는 꿈이 꽤 잘 맞는 이상한 촉을 가지고 있다. (그냥 우연의 일치)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가서 먼저 검사를 받아보고 종합검진을 하기로 했다.


청력검사, 어지럼증검사 등등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다행히 뇌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귀에 염증도 아니네요. "


"그럼 뭐가 문제인가요?"


" 왼쪽 귀에 이석증이 있어요. "


어지럼증의 가장 확률이 높은 이석증,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재발이 잘 된다기에 걱정도 컸다.

주변에 물어보니 이석증은 생각보다 흔한 질병인 듯하다.

인터넷에 정보도 많고 이석증으로 인해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그래도 죽는 병은 아니니 말이다.

참 다행이다.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잘 못 자고 먹는 것도 대충 먹었더니

바로 몸에서 반응하는 정직한 몸뚱이 덕분에 아픈 이유를 찾았다.


비타민D를 챙겨 먹고 머리에 충격 주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 말을 듣고 진료실을 나왔다.

일주일치 약 한아름 챙겨서 나오는데 이제 약 먹으면 안 아프겠단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가장 근본적인 스트레스와 생활습관을 고쳐야 재발하지 않을 텐데.

하나씩 잘 고쳐보려 한다.


역시 세상은 건강이 최고다.

건강해야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주말 친구에게 받았던 문자 중 기억 남는 한마디.

"하늘은 우리에게 감당 가능한 시련만 주신대, 이걸 이겨내면 보다 성숙한 사람이 되는 기회라고 생각해"


하나씩 천천히 풀어가보자.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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