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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식 Apr 19. 2022

저 엄마는 뭐하고 살아?

남의 얘기 궁금해하다가 내 얘기 쓰게 된 사연.

2018년 12월 18일


옆 동 엄마가 한자 자격증을 따서 공부방을 차렸다.

친하게 지내던 엄마였는데 아무도 모르게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따고,

공부방 오픈준비까지 해서 짜잔- 하고 깜짝발표를 한 것이다.


나는 갑작스러운 자아성찰에 빠졌다.


그도 그럴것이, 친하게 지내던 엄마들 일곱 중에 넷이 올해 다 일을 시작한 것이다.

모두가 깜짝발표로 자신의 커리어가 다시 시작되었음을 알렸는데,

(생각해보니 이쯤 되면 친한 것이 맞았나 의심이 되지만...)

인터넷 쇼핑몰 창업, 스튜디오사진보정 알바, 헬스클럽 오픈에 이어 공부방까지

아직 육아에서 손을 놓을 수 없는 어린아이가 있는 애 둘맘 두 명을 제외하면

유치원 다녀서 어느 정도 컨트롤이 가능한 외동아들을 두고 집에서 놀고 있는 엄마는

두둥-


나뿐이었다.


내후년이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엄마 손이 갈 일이 많아서

출산 3개월 만에 회사에 복직한 파워워킹맘들도 맥을 못 추고 회사를 그만둔다는데

나는 여태까지 무슨 자신감으로 일도 구하지 않고 집에 앉아서 놀기만 하고 있었나 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파트타임 알바를 해서 애 간식값이라도 벌어야 하는 건 아닐까,

초등학교 가면 학원을 다니기 시작할 텐데 지금부터 일을 해서 자리를 잡아야 학원비를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경제적인 여건을 다 떠나서라도,


"나는 그냥 주부로 생을 마감할 것인가..."


주부가 뭐 어때, 얼마나 힘들고 성스러운 직업인데! 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주부만 하기엔 나는 외출을 좋아하고 소비지향적인 인간이며,

남편의 월급만 가지고는 커가는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급작스럽게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충동적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런데 이것으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이게 사연의 끝이다.

거창한 사연 같은 건 없다.

게다가 사실 난 사연 많은 건 딱 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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