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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bstructionist Jul 01. 2019

ㅈ같았았지만 좋기도했던 지난 한달반

퇴사이후 그 나날들

이상의 날개 한곡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11736

도피를 결정한 그 날 5월 14일.

나는 정말 도망쳤다.

그리고 회사 친한 동생에게만 미친듯이 전화가 오고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회사 임원 그 누구에게도 전화가 오지 않은 채 나는 무책임하고 비난받아마땅한 대상이 되었다.

상처투성이가 된 나는 5월 15일 하루종일 집에서 골몰하며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할수밖에 없는가에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5월 14일로 돌아간다면 나는 무슨 결정을 내릴까? 생각했지만 결론은 같았다.


5월 15일부터 19일까지 푹 쉬고, 병원도 다녀오고, 평소 못했던 것들(산책, 독서, 한낮에 친구만나기 등)을 즐겼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회사의 부정부패를 신고하고, 지켜지지 않았던 불법적인 일들도 신고했다.


웃겼던건 단 한번도 연락오지 않던 회사 임원들이

내가 신고하고, 그 신고가 접수되자마자 미친듯이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나는 당연히 전화를 받지 않았더니

엄마에게 전화하고, 우리집에 찾아가더라.

그리고 엄마에게 마치 내가 큰 잘못을 한것마냥 이간질하고, 

내가 한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으로 끝까지 나를 매도했다.


너무나 다행인 것은 나는 엄마와 매일 통화를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

그 이간질에 엄마가 넘어가지 않고 나에게 확인하고 그 사람들을 내쳐버렸다.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하혈이라고 딱잘라 말할 수 없지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양한 요인이 있기에 한가지로 단정지을수 없다고 했다.


그렇구나, 

그러려니, 

그랬구나 

하며 지난 일들을 훌훌 넘겨보려했다.

그런데 잘 안되더라.

그들이 내게 꽂은 비수가 시간이 지나며 상처를 키워가고,

이와중에 내 귀에까지 들어오는 그들의 뒷담화가 참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난 잘못한 것이 분명하고, 그것에 인정했는데

그들은 자꾸 나 때문에, 나를 위해서, 내가 잘못해서 그랬다고 한다.

내가 정신을 못차려서 소리를 지르며 나를 탓했다며.


왜 정신을 놓고있어?

정신 못차려?


인터넷 연결이 안되자 나를 잡을듯이 소리지르던 그 때와

회사를 도망치기 직전 왜 5시까지 업무를 완성해주지 않았냐며 소리지르던 그때가 겹쳐졌다.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울렁대고 눈물이 고일것만 같다.

그래도 어쨌든 나는 새로운 회사에 취직했고, 잘 적응하고 있다.

이제는 회사가 어디가 됐든 어떤 사람과 일하는지가 가장 중요하게 되었다.


내가 신고 넣었던 건들은 모두 끝났다.

시정중이라고 하였고, 내가 오해한 것이라고도, 내역을 수정하겠다고도 연락이 왔다.

남들은 그런 나에게 회사와 싸워 이겼다고 하였지만,

나에게 가장 큰 승리는 그곳을 탈출한 것이었다.


잡플래닛에 기업후기를 쓰며 속으로 빌었다.

제발 이 곳에 가서 나처럼 후회하지 않기를.

누구라도 이 기업리뷰를 본다면 면접을 보지 않기를.

그곳에 일했던 누구라도 함께 동참해주기를.

사람을 갉아먹으며 성장했다던 그 회사의 임원진이 부디,

교체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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