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새 환율이 1430원에서 1378원으로 50원 이상 하락했습니다. 영상을 준비한 5월 25일 일요일 기준으로 실시간 네이버 환율로는 1368원까지 하락하고 있는데요. 일주일에 환율이 4~5% 간격으로 변동하는 폭은 매우 드문 일이죠.
환율은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수익률 측면에서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이 평가자산의 감소와 이어지기 때문에 환율이 계속 상승하기를 바라죠. 보통의 경우라면 환율은 나스닥지수 움직임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나스닥이 상승하면 환율은 내려가고, 나스닥이 하락하면 환율은 올라갔습니다. 그렇기에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 나스닥을 비롯한 뉴욕증시가 상승곡선이기 때문에 환율이 내려가더라도 주가가 상승해서 자산의 변화가 심하지는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무덤덤하죠.
하지만 지금처럼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증시도 하락하는 가운데 환율마저 급락한다면 미국주식 투자자들의 평가자산은 급속도로 위축되게 됩니다. 실제로 저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평생연금 ETF 계좌에서 배당을 받아 계속 ETF의 수량을 늘려가고 있는데, 자산은 오히려 감소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주식 투자시 환율에 따른 투자 전략으로 우선 장기 투자자의 경우는 환율 변동이 장기적으로 평준화되므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단기 투자시에는 환차익이나 환차손이 주가 수익률 변동 폭보다도 클 수 있으니 환율 모니터링이 중요하겠죠. 이렇게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경우 미국주식에 투자하려는 신규 진입자들에게는 낮아진 환율은 좋은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1450원에 환전해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야 당연히 1350원에 환전해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죠. 1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하면 환율로 인한 차이만 천만 원입니다.
타이거나 코덱스 등 국내에 상장된 미국 ETF 상품에 투자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그 이유는 원달러 환율이 높았던 이유도 있었죠. 환율이 높을 때는 환 헤지 상품 등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환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굳이 운용보수도 더 비싼 환 헤지 상품을 이용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국내 상장된 미국 ETF 투자보다는 환전해서 달러로 미국 ETF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시기일거 같습니다.
자 그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통은 환율이 하락하는 이유는 국내기업들이 수출이 잘 되서 달러를 잘 벌어들이거나 미국이 금리를 인하해서 달러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거나, 국내증시가 활황이라 외국인의 투자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나는 등의 이유인데요. 하지만 다들 아시는 것처럼 미국 관세 영향으로 수출도 부진하고, 미국은 현재 관세로 인한 인플레 우려로 금리도 인하할 분위기가 아니고, 오히려 한국이 내수경기 침체로 금리를 인하할 상황이며,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은 계속 국내주식을 매도하고 떠나고 있습니다. 환율이 하락할 이유가 전혀 없죠.
시장은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인 스티브 미란의 미란보고서 내용데로 미국 행정부가 약달러를 유도하기 위해 원화의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란 의장은 미국은 강달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외환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죠. 미국이 약달러를 위한 비밀 통화 협정을 추진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달러에 대한 정책 권한은 미국 재무부장관인 베센트 장관에게 권한이 있다고 은근슬쩍 떠넘기듯 인터뷰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미국이 통화 약세를 통해 엄청난 무역적자를 해소하려고 비밀스러운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고, 미란보고서를 토대로 한 마러라고 협약서 즉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계속 하락할까요? 물론 단기적으로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의 원화는 중국의 위안화와 동조하는 경향이 큰데요. 화면에 보이는 차트처럼 위안화와 원화는 아주 비슷한 추세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화가 위안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이유는 중국과 여러 산업분야에서 수출 가격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도 절상될 가능성이 크므로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현재 한국의 내수경제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번주 5월 29일 금통위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크죠. 미국 연준은 6월에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기준금리 격차는 더 커질 것이고 원달러 환율이 살짝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은 낮은 출산율과 인구감소, 초고령화 등으로 경기 둔화가 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원화 가치 절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5년 5월 25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65원입니다. IMF 최근 보고서는 2025년 평균 환율을 1457원으로 전망하며, 2030년까지 1450원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반면 IBK 투자증권은 1300원대 중반을 예상했고, 트레이딩 이코노믹스는 원달러 환율이 연말에 1470원을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전망들을 보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죠. 도대체 어디 말이 맞는건지,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투자자들은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제2의 플라자 합의가 추진되서 1400원이던 원화가 700원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해요. 1985년의 금융시장과 40여 년이 흐른 2025년의 금융시장의 규모는 어마무시하게 다릅니다. 1985년 당시 전세계 GDP의 40% 이상이던 미국의 영향력과 지금 25%로 쪼그라든 영향력의 차이도 있지만, 원화의 평가절상이 50% 반토막은 아니더라도 지금보다 10% 더 하락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수 있어요. 당장 단기적으론 1300원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충분하죠. 5년 전 11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490원까지 올라갔는데, 1490원인 원달러 환율이 다시 1200원대로 내려갈 수 있는게 시장입니다. 주식 예측보다 어려운 것이 환율 예측이라 앞으로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더 하락할지 다시 또 1400원을 넘을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하루 이틀의 환율 변동으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미국과 중국 일본, 한국의 관세협상 과정에 따라 환율변동성은 커질 수 있고, 당장 대선 이후 정책에 따라서도 변동될 수 있습니다. 섣부른 예상보다는 20원이나 30원 마다 구간을 정해두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거 같습니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강한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입니다. 외환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