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픈도어 '밈' 주식 광풍, 2021년이 데자뷰되는데

by 황금별

미국 S&P500과 나스닥이 연일 최고점을 갱신하며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각종 경제지표는 나빠지고 있는데 주식시장은 연일 최고점을 넘어서고 있어 시장은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요. 여기 또 다른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증시가 최고봉에 올라서면 웬만한 주식들은 다 최고점이라 살만한 종목이 보이지가 않죠? 남들은 다 얼마를 벌었느니 이걸로 차를 바꾼다더니 계좌인증을 하게 되면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림1.jpg

이럴때 이런 개미들을 홀리는 주식이 바로 ‘밈’주식들입니다.

그림2.jpg

여러분은 다들 2021년 1월 ‘게임스탑‘ 의 사례를 알고 계시죠? 게임스탑은 최초의 ‘밈 주식‘ 입니다. 미국의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레딧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을 상대로 집단 매수에 나서며, 게임스탑의 주가는 불과 단 몇 주만에 15배가 오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개미들을 응원하는 트윗을 날려 더욱 분위기가 달아올랐죠. 그러나 과열된 양상은 로빈후드 등 증권사들이 게임스탑 매수를 제한하면서 유동성이 줄어들어 주가는 폭락하게 되었습니다.

그림3.jpg

이처럼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 등 성과나 미래 성장성에 대한 가치가 아닌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나 트위터 등에서 유행이나 밈에 의해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주식을 ‘밈’주식이라 합니다. 공매도가 많이 몰린 주식이 주요 타깃이 되며 개인 투자자들이 집단으로 매수해 주가를 급등시키고 공매도 세력은 손실을 입고 그동안 공매도 세력에 무참히 당했던 개미들은 통쾌한 복수를 하는 것이죠. 이걸 ‘쇼트 스퀴지‘ 라고 합니다. 실적이나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지금 사야 오른다’는 심리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밈 주식은 심리에 따라 주가가 변동되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그림4.jpg

그런데 7월 들어 미국증시에서 다시 이런 밈 주식들에 대한 광풍이 불붙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게임스탑 사태와 유사하게 공매도 비율이 높아 주가가 오를만하면 떨어지고, 남들 다 오를때 오르지 못해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물려있는 소형주들을 타겟으로 주식 커뮤니티들에서 군중 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어게인 2021, 다시 2021년이 데자뷰되고 있는거 같습니다.

그림5.jpg

최근 국내 주식카페들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종목들이 바로 오픈도어와 퀀텀스케이프 인데요. 이들 기업의 주가가 별다른 호재나 실적 발표 없이 주식 커뮤니티와 카페들에서 주가가 얼마나 오를거다 이런 식의 관심만으로 며칠 만에 주가가 폭등하고 폭락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죠.

그림6.jpg

오픈도어는 미국의 온라인 부동산 매매 플랫폼으로 이번 미국증시 밈주 광풍을 주도한 대표적 종목입니다. 7월에 일주일만에 주가가 3배 이상 폭등했고,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했습니다. 7월 1일에 0.56달러였던 주가는 7월 21일에 최고점 4.97달러까지 10배 가까이 폭등했어요. 최고점까지 상승한 이후 7월 23일 주가는 2.4달러까지 다시 폭락하며 불과 이틀만에 최고점에서 반토막이 나버렸습니다. 구글링과 쳇지피티 등을 통해 자료를 찾아보니 오픈도어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가 몇 년 내 매출이 12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시장이 2021년 기술 성장주들 광풍 불던 시기의 밸류를 준다면 주가가 82달러까지 오른다는 글을 주식 카페에 올린 것이 도화선이 된 듯 보여집니다. 현재 주가 대비 100배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에 온라인 카페에서 개미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고, 7월 17일에 레딧 게시판에 글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불과 일주일만에 밈 주식 타겟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런데요. 이 기업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투자를 받았지만, 창사 이래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어 재무구조도 취약하고, 현재 미국 부동산 시장도 높은 금리로 침체된 상황이라 이렇게 주가가 폭등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점이죠. 결국 이번 오픈도어 폭등 사례도 과거 게임스탑 사례처럼 기업의 성과와 가치보다는 1달러가 채 되지 않았던 낮은 주가와 높은 공매도 비율이 결합되어 개인 투자자들의 ‘텐버거’ 욕심을 자극한 사례로 평가될 거 같습니다.

그림7.jpg

오픈도어, 퀀텀스케이프 외에도 크리스피크림 도넛이나 유통기업 콜스나 고프로, 비욘드미트, 루시드, 버진갤러틱 등 밈주의 광풍이 다른 폭락한 소형주들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 모두 적자기업 또는 실적 부진이나 악재 뉴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이에요.


미국 뉴욕증시가 연달아 최고점을 갱신하면서 빅테크 성장주나 레버리지로 수익을 본 개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더 높은 수익을 쫓고 있습니다. 또 이런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해 심한 fomo가 와서 주변 사람들의 수익을 부러워한 초보 진입자들이 여기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경제 환경은 2021년보다 좋지 못합니다. 2021년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제로금리에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했지만, 2025년 7월 현재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또 관세로 인해 경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죠.


우리 투자자들은 기억해야 합니다.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장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촉발된 밈 주식의 광풍과 그 이후 2022년에 경험한 폭락장의 공포를..당시 소형 성장주들 중에 주가가 10분의 1 토막이 난 종목이 수두룩했죠. 안정적인 사업 확장과 탄탄한 성과로 스타가 된 우버나 팔란티어 같은 종목들도 있었던 반면 버진갤러틱이나 니콜라 루시드 비욘드 미트 등 기업이 상폐되거나 주가가 10분의 1 토막이 난 종목들이 더 많았던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런 교훈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시장이 최고점을 갱신하는 시점은 탐욕이 시장을 지배하는 시기이므로 이럴 때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전고점 갱신은 시장 거품의 마지막 신호일 수 있고, 이런 흥분된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기업의 ‘가치’를 저울질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보며 영상 마치겠습니다. 이번주만 잘 견디면 여름 휴가시즌입니다. 이번 폭우와 무더위도 이겨내느라 모두 애쓰셨습니다. 모두 여름휴가 잘 보내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