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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ssi Dec 19. 2023

23년을 보내며

내년의 나를 응원하며



23년을 시작할 때 나는

그 어느 해보다,

잠잠하고 덤덤하게 시작할 수 있음에 참 감사했다.

이런 기분은 살면서 처음이었다.

두렵고 또 설레는 감정이 뒤범벅되는 게 당연한 연말이니 말이다.

20대엔 많이 조급했고 또 모든 것이 불안했다.

나는 더 빨리 능력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고,

30대 초반엔 나의 날들과 실질적인 내 내면을 제대로 돌아볼 여유가 전혀 없던 것 같다.

그래서 이곳 미국에서 맞는 이 한 해 한 해가...

때로는 놀랄 만큼 낯설도록, calm 해서 좋다.

(한국에서처럼 가족, 친구들을 만나며

연말, 송년회를 보내는 시간이 없는 건 정말 때론 많이 아쉽지만)

또 제대로 지난 내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천천히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다.

무튼 그렇게-  또 벌써 2023년의 끝자락이다.

고작 보름 남짓 남아버린 소중한 올 한 해, 12월의 내 생각들을

고스란히 담아두고 또 기록해 두어야겠다.

지난 나의 일기가

때로는 오늘의 나를 다독여줄 때가 참 많으니까.

올해는 유난히 이슈가 많았다.

어쩌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가게를 시작하며

내 꿈을 이뤘다고 여겼던 사장이 된 이후가 아니라,

바로 2023년이 아닐까도 싶다.

이전에 내가 맞다고 주장하며 가치 있다고 생각했던- 가치관들이 모두 변했기 때문이다.

오로지 돈을 많이 벌고 화려한 게 우선이고 최고라고 착각했고,

성공이란 단어에 맘과 몸을 절절매던 내가

이제는 성공이란 단어가 많이 어색하고 불편하다.

왜 그렇게 촌스럽게 집착했는지 내가 거기에 왜 그리 매여있었는지 모르겠네.

성공 이전에, 내적으로 제대로 성장했어야 했단

아쉬운 마음들이 요즘 들어 불쑥 떠오르기도 한다.

(진즉에 진즉에 알았으면 참 좋았을걸

그랬더라면....(이하생략) 싶지만

뭐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이렇게 한 해 한 해 제대로 배워 나가는 건가 보다.)

무튼 욕심이 미친 듯 많았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편안하고 알고 보니

내가 더 나답게 사는 것 같아

나는 지금의 내가 더 맘에 든다.

무튼 그렇게, 소중한- 한 달 한 달을 돌이켜 보니

모든 것이 새롭고 또 그만큼 깊게 배웠다.

감사한 일이 투성이라고 -

생각할 수 있음에 또 감사다.

올 한 해를 보내며

올 한 해의 시작을 적어두었던 기록을

꺼내어 본다. 그때의 나는 “무탈함”이 최고라는

키워드로 지냈다. 물론 무탈한 건 참 감사한 일...

난 무탈함 뒤로 어쩌면 내가 감당하기 힘들고 어려워 보이는 상황엔 어떻게든 피해나가고 싶었고

그것만이 “이너피스”를 지켜나가는 거라고

다소 소극적인 마음이 컸던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매일의 산책자로, 찰스강을 거닐며..



2023년 1월 1일의 일기

22‘ 마지막 주간 일출은 마치..

저물어가는 태양처럼 황홀하게도 아름다웠다.

 연말이면 늘 카운트 다운을 해가며- 아쉬움과 설렘으로 뒤범벅된 복잡해진 감정들이 올핸 씸플 하게도 아주 “덤덤-담담” 그 자체였다. 이렇게 잠잠히 맞이할 수 있는 새해 아침이 그저 감사했다- 물론 힘든 날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참 무탈한 거지, 23년도 지금처럼만 사랑하는 모두가 건강하고 무탈하기만 바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이전보다 부디 더 깊게 헤아릴 줄 아는 넓은 내가 되길







그래서 연말을 보내며

지난 시간 속의 나에게,

아쉬운 점들을 생각해 봤다.

그리고 24년엔 더 더 더 수용적이고

유연한 내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몇 자 끄적여본다.

나를 객관화하며 느꼈는데

내게 정말 부족한 부분,

좋든 싫든 내가 내 열심히 할 수 없고,

정할 수 없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좀 더 담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수용적),

그리고 상처받고 난 후에,

제자리로 돌아오는 회복 탄력성..

그리고 이 두 가지 마음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는

한결같은 내 #자유의지

방향만큼은 내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

이 두 단어가 스스로에게 주는

젤 중헌 미션이자 24년 나만의 키워드.

예기치 못한 당황스러운 상황이든,

행운이 넘치는 과분한 상황이든..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우리는 그 상황을 수용적인 태도와 유연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내게는 제일 중요한 키워드다.

 내년에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조금 더 단단한 모습으로 깊게 바라보고,

한결같은 태도로- 조금은 더 넓은 포용력으로 잘 지켜내 보도록 해야지.


Be it unexpected and bewildering or abundantly fortunate, in any situation, the keywords for me are an accepting attitude and a resilient spirit. In the upcoming year, I aim to face every circumstance with strength and deep reflection, embracing it with unwavering resolve and an open heart.



#수용성

#회복탄력성

#2024년

#나와의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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