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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Lee Mar 18. 2021

절대 지인들에게 세일즈 하지 않는다

쉬운 길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당신만의 길을 찾아라~~

"선배님, 저 보험 영업 시작했습니다. 하나 가입해주시면 안 될까요?"


오랜만에 학교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평소 연락 없던 후배라 혹시나 결혼을 하나 싶어서 만나기로 하고 약속을 정하였다. 만나자마자 그는 나에게 위와 같이 말하고, 보험 가입을 부탁하였다. 이왕 만난 김에 바로 거절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후배가 준비한 상품의 설명을 들었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는 보험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기존 걸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는 건 내 손해라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 이후 후배에게 연락은 없다. 만약 후배가 미리 만남의 목적을 설명하고 내가 없는 보험 가입설계서를 가지고 왔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는 왜 거절당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지인 영업은 가장 쉽게 고객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쉽게 만난다고, 쉽게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읽은 책 중 지인 영업에 대해 나의 동감을 일으킨 책이 있다. 바로 박성운의《세일즈 명장의 가슴 뛰는 영업 이야기》이다. 이 책은 내가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는 많은 부분이 비슷해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 책은 지인 영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X시장은 소위 말하는 ‘지인 시장’입니다. (…) Y시장은 그 지인이 소개해주는 사람들의 시장입니다. (…) Z시장은 Y시장에서 또 소개해주는 시장이거나, 그냥 소개 없이 부딪히는 시장입니다. (…) 그 시장이 바로 Z 시장입니다. 지구 상 모든 세일즈맨들의 최후의 격전장이지요. 아무리 대인 관계가 뛰어나고 인맥이 좋아 X시장의 고객이 충분하더라도 언젠가는 모두 Z시장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지구 상 모든 세일즈의 85퍼센트가 바로 Z시장에서 이루어집니다. 결국 세일즈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가 빨리 Z시장에 진입하느냐 즉 X, Y시장의 고객들을 빨리 소진하고 Z시장에 가장 빠르게 진입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예전 보험 FC 면접을 본 적이 있다. 당시 세일즈란 제약영업밖에 몰라 보험 세일즈에 대해 부지점장에게 질문하자 아래와 같이 답변하였다.


“주변에 아는 사람, 많으시죠? 혈연, 학연, 그리고 지연이 좋으면 성공할 수 있어요. 그러면 보험 영업은 누워서 떡먹기입니다.”


 많은 친구보다 마음을 나누는 소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지점장과는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X시장이 뛰어난 사람은  기간에 높은 실적을 보여줄 확률은 높다. 하지만  성공이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된다면 어떨까? 계속 높은 실적이 익숙해지면, 속으로 ‘! 영업 별거 아니구나.’하고 생각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찾을 수가 없다. 스스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날  없는 것이다. Z시장으로 들어서면 지금까지  다른 고객의 태도에 당황한다.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세일즈 방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주변 지인이 설계사가 되었다면서 보험을 권유할 때가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알아서 잘 설계해주겠지?’하고 가입설계서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청약서에 서명을 한다. 나도 위의 후배의 설계서를 보다 깜짝 놀랐다. 기존 보험과 비슷한 보장인데, 훨씬 높은 금액이고, 보장을 받으려면 심각한 질병에 걸려야만 받을 수 있는 보험이기 때문이다. 과연 저 친구는 나를 선배로 여길까? 아니 고객으로 여길까? 아니면 돈으로 여길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보험은 정말 전문가에게 설계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보험만큼 FC의 능력에 따라 설계가 달라지고, 차후에 받을 수 있는 보장이 완전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입 설계사는 한 달 미만의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그래서 경험이 부족하여 회사에서 설명하는 대로 고객을 만나서 보험 설계를 하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금액적인 차이까지 난다면 친한 지인의 부탁이라도 쉽게 서명하기 겁이 난다.


예전, 지인 중 한 명이 보험영업을 시작하였다. 그도 사정을 설명하고, 가입을 권유하였다. 처음에는 거절하였지만, 꼭 하나만 가입해달라고 부탁을 하여, 가입을 했다. 하지만, 그는 몇 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그가 그만둔 후, 보험을 다시 보니 꼭 가지고 있을 보험은 아니었다. 부탁으로 가입하였기에 분한 마음이 들었다. 차라리 꼭 필요한 보험이라면 유지라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손해를 보고 해지하는 것이다. 꾸준한 관리를 못할 것이면, 차라리 지인 영업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인이 속았다는 생각이 들면, 앞으로 당신과 그 사람의 관계는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다. 관계가 끝남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의 험담을 늘어놓을 것이다.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A생명 FC는 처음부터 나의 FC가 아니었다. 기존 FC가 갑자기 퇴사하여 내 보험을 그가 인수받은 것이다. 그는 미리 만나는 목적을 말하고, 언제 어디로 방문하면 편한지 물어보았다. 만났을 때, 인수 동의서에 서명받았고, 면담을 통해 내가 어떻게 관리가 되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하자, 언제든지 보험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자신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돌아갔다. 그 이후 꾸준하게 연락하며, 내가 알면 좋은 펀드 소식, 경제 트렌드, 그리고 보험이 변경되는 사항 등을 알려주었다. 또 보험금 신청 등 궁금한 것이 있어 전화를 하면, 언제든지 달려와 해결해 주었다. 매 연말마다 달력과 다이어리도 증정해주었다.


미안한 마음에 새로운 보험을 가입하려고 했더니, 기존 보험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꼼꼼하게 검토한 후에 오히려 “솔직하게 지금 보험으로 충분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여유되실 때 말씀해주세요. ○○부분이 조금 부족한데, 여유되실 때 가입하세요. 그리고 나중에 연금보험 만기 되시면 알려주세요.”또 전문가답게 향후에 어떤 점을 보완하면 좋을지, 또 기존 회사 보험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자녀 옵션 같은 경우도 알려주었다. 이런 관계가 형성되자 스스로 최고의 신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회사의 신상품으로 어린이 보험이 저렴한 가격에 나왔다고 할 때, 난 간단하게 물어보고, 보험 청약서에 서명하였다. 지금까지 나에게 보여준 진심과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주변 사람들 중 보험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했고, 그에게 연결해주었다. 실제로 몇몇은 보험가입을 했다. 주변 지인에게 소개는 솔직하게 하기 싫다. 이유는 그가 실수할 경우 나와 지인도 사이가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 지인을 소개해 준 이유는 그를 신뢰하였기 때문이다. 그가 다른 회사에 스카우트되었을 때도 미리 방문하여 왜 회사를 옮기게 되었는지, 앞으로 내 보험은 누가 인수받게 되는지 설명하고, 책임지는 모습에 더 큰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는 여전히 나의 FC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이다.


H 자동차에 근무하는 김경하 카 세일즈맨은 주위에 자신이 카 세일즈맨을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을 정도로 지인 영업과는 담을 쌓았다. 처음부터 오로지 자기의 힘으로 고객을 찾아 나섰고, 노력으로 고객을 확보해나갔다. 시작하고 4년 동안은 가족, 친지, 친구 등 주위 사람에게 단 한 대도 판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인왕’을 첫해에 달성하였으니 얼마나 열심히 일하였을지 상상이 된다.


그에게 판매비결을 물으면 “회사에서 교육한 대로 했을 뿐 특별한 비결은 없다”라고 말한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을 생각만 하느냐, 아니면 실천하느냐가 관건이지 정말 특별한 비결은 없다는 것이다.


“고객을 고객이 아닌 친구나 형, 동생처럼 인간적으로 다가서는 게 노하우라면 노하우”라며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자주 전화하고 근처에 가면 꼭 들려 인사를 한다.”라고 말했다.


김경하 카 세일즈맨에게 배울 수 있는 점은 누구나 생각하는 쉬운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업에 성공하였다는 것이다. 영업을 하러 간다는 생각보다 놀러 간다는 마음가짐으로 방문했다. 그의 진면목을 보여줌으로써 신뢰를 형성하고 감탄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지인 영업은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장점은 기존에 고객의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한번 관계가 무너지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영원히 끝이 난다는 것이다. 지인에게 영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지인이 구매를 거절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보자. 대부분 ‘내가 지금까지 너에게 어떻게 해주었는데!’라며 속상할 것이다. 그러면 벌써 관계 자체가 어긋날 수도 있다. 거절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제품을 그가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내 고객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 선택은 나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최선을 다해 고객과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이 분야는 저 사람을 통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구나’라는 전문가가 되어라. 자연스레 당신의 지인이 먼저 연락해서 나의 고객이 될 것이다. 고객이 된 이후 끝을 내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고객관리를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주어라. 그렇다면 고객은 스스로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을 알려주는 또 다른 내가 될 것이다. 과거에 연연해서 지인을 고객으로 만들려고 하지 말고, 한 명이라도 제대로 충성고객으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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