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5

by 찰리누나

찰리 광복절 휴일 맞아

청계사 맑은 숲길 나들이


집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청계사 맑은 숲길이 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피톤치드 가득한 완벽한 산책로가 있었다니. 이제야 방문하게 된 점이 아쉬울 정도였다. 다들 해외여행을 떠났는지 서부간선도로도 막힘없이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찰리는 무엇이 그렇게 불안한지 이동하는 내내 '헥헥'거리는 가쁜 숨을 멈추지 않았다. 불안해하는 찰리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나와 함께 뒷좌석에 앉아있다가 조수석에 있는 엄마에게 안겨 이동했다.

(엄마는 내게 세나개에 사연을 보내라고 했다^^)


도착해 보니 청계사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었고 그곳에서 3분 정도 내리막길을 따라 걸으면 데크길 산책로가 나온다. 높은 나무들 사이로 쭉 뻗은 데크길에 찰리도 우리 가족도 모두 신이 났다. 맨날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찰리는 빌딩 숲만 걸어봤지 날것의 자연을 만나는 일이 드물다.


깔끔 병이 있는 나는 찰리가 풀숲을 헤치며 다니는 게 영 불안했다. 진드기에 물릴까 혹 다칠까 봐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그러나 찰리는 그런 나를 가볍게 무시하고 아빠의 손에 있는 리드줄을 의지하며 빠르게 숲길을 정복해 나갔다. 마킹왕 찰리는 몇 걸음 가다가 나뭇잎에 마킹, 몇 걸음 가다가 마킹을 반복했다.

멀리서 걸어가는 찰리를 보는데 그렇게 귀여울 수 없다. 뒤뚱거리는 엉덩이와 뒷다리의 라인이 매력 포인트다. 내가 좀 떨어져 걸으면 한참 앞질러 가다 뒤돌아서 나를 찾는다. 그래도 밥 주는 사람이라고 찾는 것 같다.


청계사 윗자락부터 내려와 입구까지 갔다가 잠시 쉬고 다시 올라갔다. 입구에서 앉아 쉬는데 찰리를 보니 머리에는 흙과 진드기 비슷한 것들이 묻어 있어 한바탕 난리를 쳤다. 이래서 나는 시티보이로 키우겠다며. 그러면서도 마침 전날 외부기생충 약을 발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진드기는 아니었겠지만 비슷한 모양새가 발견되어 심장이 두근거렸다.


청계사 숲길 산책을 마친 후에는 최근 의왕에 오픈한 롯데프리미엄 아웃렛을 찾았다. 새로 오픈해서 그런지 시설이 깨끗하고 좋았고 펫 프렌들리 한 정책도 반려견 보호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도착시간이 늦어져 우리는 서둘러 펫모차를 렌트하고 식당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펫모차가 다른 쇼핑몰보다 사이즈가 작아 찰리가 앉으니 정말 꽉 차는 느낌이었다. 우리 집에 있는 펫모차는 대형 사이즈여서 이동도 쉽지 않다. 이참에 적당한 사이즈의 제품을 구매해야 하나 고민했다.


강아지와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음식을 주문하고 거기까지 들고 가는 건 말이 안 되는 동선이었다. 그래서 결국 가까운 햄버거 가게에 앉아 저녁을 해결했다. 마침 직원이 펫모차를 입구에 세워두고 식사가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오리 백숙을 먹고 싶었지만 우리나라 오리백숙 식당 중에 반려견 동반이 되는 곳은 없을 것 같다.

아웃렛 내 식당이 모여있는 곳이라(테이스티 그라운드) 펫모차의 커버를 덮어야 했고 작은 공간에서 찰리는 우리가 햄버거를 먹는 동안 얌전히 기다렸다. 그러다 답답했는지 중간에 자신도 뭐든 달라며 발로 긁어서 집에서 가지고 온 비건 개껌을 건넸다. 메뉴는 고를 수 없었지만 찰리 바로 옆에서 먹을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밥을 다 먹고 찰리를 꺼내주었는데 펫모차가 어찌나 작은지 그 안에 열기가 가득했다. 얼마나 불편했을까 하며 마음이 안 좋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저녁을 먹고 서둘러 야외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넓은 잔디 광장이 있었고 산책로가 있어 찰리와 가볍게 산책하기 좋았다. 찰리는 시원하게 배변도 해결하고 종종걸음으로 거리를 누볐다. 다른 강아지들에 비해 사이즈가 있다 보니 지나가는 아이도 어른도 찰리를 한 번씩 쳐다본다.

찰리는 최근 살이 급격하게 쪄서 현재 몸무게 10.7kg이다. 작년 우리 집에 왔을 때 9.7kg이었는데 1kg이 찐 것이다. 이게 사람으로 치면 10kg이 찐 거라고 해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수의사 선생님과 사료를 평소보다 10% 덜 주는 걸로 딜.


찰리는 평일 같으면 한창 자야 할 시간에 외부 활동을 해서 그런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게 엉덩이를 붙이고 아주 조용히 잠들었다. 출발할 때도 늘 이렇게 얌전히 가면 좋으련만.

찰리에게 우리가 차로 이동하면 재미있는 데를 데려가는 거고 돌아올 때 이렇게 피곤해서 잠들 수 있다는 레퍼런스를 여러 번 만들어주고 있다. 그런데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아직도 차에 타면 트라우마가 있는지 불안해하니깐 더 많이 데리고 다녀야겠다.


다음 달 웰니스 서울 2025가 개최한다. 우리 집에서 행사가 열리는 북서울 꿈의 숲까지는 또 1시간가량 차로 이동해야 한다. 그전까지 찰리가 차를 편안하게 탈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할 것 같다. 편안하게 차를 타야 느림보 마라톤에서도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테니깐! 작년에도 느림보마라톤에 출전해 8km 넘는 거리를 완주했다. 올해도 완주하고 경품 받을 생각에 벌써 신이 난다.


찰리야! 우리 한 달 동안 열심히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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