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7

찰리, 손님을 내쫓다

by 찰리누나


지금까지 우리 집에는 부모님, 나와 가까운 친구들이 주로 방문했다. 그때마다 찰리는 손님맞이를 훌륭하게 해냈다. 다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나는 회사 동료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 토요일 이른 저녁 시간에 모이기로 했고 나는 그전까지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날것의 상태에서 모델하우스 뺨치게 꾸민 집을 보며 뿌듯했다. 찰리에게도 좋은 향이 나도록 반려견 미스트를 뿌리고 엉켜 있던 털을 정성스레 풀어주었다.


오늘의 손님은 어른 두 명과 아이 한 명. 아이의 나이는 대략 16개월쯤. 이제 스스로 걸어 다닐 수 있는 시기였다. 회사에서도 몇 번 본 적이 있었고 아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날이 기다려졌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찰리는 아직 집 안에서 아이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래도 산책 중에 만난 아이들에게는 별 반응이 없었기에 괜찮을 거라고 믿었다.


드디어 도착 시간이 다가왔다. 초인종 소리가 울리자 찰리는 폭발하듯 짖었다. 나는 급히 찰리를 들쳐 업고 현관문을 열었다. 초대한 동료가 강아지를 무서워한다는 걸 알았기에 내 심장은 이미 쿵쾅거리고 있었다. 무사히 인사를 마치고 과일을 준비하려고 찰리를 내려놓는 순간 사건은 시작됐다.

강아지가 궁금했던 아이는 찰리에게 다가가려 했다. 그런데 아이와 체고가 비슷했던 찰리는 그 아이를 친구로 인식한 건지 아니면 자신보다 서열이 낮다고 생각한 건지 갑자기 “왈!” 하고 짖었다.
얼어붙은 아이는 그대로 주저앉았고 동료가 황급히 아이를 안았다. 내 등줄기엔 식은땀이 흘렀다.

“찰리가 지금 아이를 경계하는 걸까? 아니면 놀자고 하는 걸까?”
혼란스러운 내 마음과 달리 찰리는 천천히 다가가는 법을 몰랐다. 아이 얼굴 가까이 코를 들이대며 냄새를 맡았고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찰리에게 목줄을 채우고 내 허리에 리드줄을 감았다. 아이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아이는 찰리를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는 걸 아는 것처럼 한시도 나와 떨어지지 않았다. 찰리는 내 품에 있던 아이를 보려고 두 발로 일어서며 흥분했다. 마침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두 번째 손님이 도착한 것이다. 찰리는 또다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짖어댔다. 아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이는 엄마품에 안겨있기도 했지만 밥을 먹을 때에도 내 무릎 위에 앉아 있었다. 혹시나 찰리가 가까이 오면 본능적으로 쭉 뻗어 있던 다리를 오므려 찰리와 닿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했다.

처음 아이가 집에 온 순간부터 내 이마와 등줄기에서는 땀이 식지 않았다. 혹시 사고가 날까 봐 안 되겠어서 찰리를 하우스에 넣었다. 그리고 지퍼를 잠갔다. 30분이라도 찰리와 아이를 떨어뜨려 놓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찰리가 갇힌 걸 확인한 아이는 조금 안심한 듯 목소리가 커졌고 잠시나마 평온한 식사 시간이 찾아왔다.

그러나 자신의 뜻대로 하우스에 들어간 게 아닌 찰리는 하우스 문을 열심히 발로 긁으며 꺼내달라고 성질을 부렸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찰리가 조용해져 쳐다봤더니 하우스를 뚫고 나왔다.

전쟁 재개였다.


이번에는 아이를 동료 1에게 안아달라 했고 내가 찰리를 안고 있었다. 이때도 잠시 휴전(?) 상태였다. 그러나 아이는 내게 안아달라 했고 찰리도 오래 안겨 있어서 불편했는지 내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자리를 바꿨는데도 도무지 좋아질 것 같지 않았다. 악순환이었다. 결국 동료 1이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고 아이는 아빠와 함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찰리야… 손님 내쫓았다.

강아지가 무섭지만 궁금하기도 했던 아이는 결국 찰리와 친해지지 못하고 집으로 가게 됐다. 너무 미안했다.

찰리는 도대체 왜 아이에게 젠틀하게 다가가지 않을 걸까. 분명 질투도 있었다. 내가 아이를 안았을 때 더욱 흥분했다. 아이는 무서워서 내게 안아달라 했고 그걸 본 찰리는 흥분해서 더욱 들이댔다.


당분간 찰리의 행동을 개선하기 전까지 '아이 손님'은 집에 초대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에겐 숙제가 남았다.

초인종 소리에 흥분하지 않기

산책 중 큰 개를 만나도 차분하기

지팡이 짚은 노인을 보고 짖지 않기

검은 옷의 남성에게 짖지 않기

아이에게 무관심해지기

처음 4개는 두려움 때문이라지만 '아이'는 정말 모르겠다.
찰리야, 누나 정말 너무 놀라고 긴장했어. 우리 꼭 훈련해서 나아지자. 제발.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