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윤 May 29. 2020

복숭아 힙 만드는108배, 한 번만 끝까지 하면 돼!

한 번만 성공하면 알아서 매일 하게 되니까.       108배 성공 팁

108배에 대한 카더라 통신은 무성했다. 전신 근육이 길러진다나,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나, 심각한 척추 측만증 환자도 수술 없이 치료가 됐다나. 다이어트가 저절로 된다나...... 공간 제약도 적고, 시간도 많이 뺏기지 않는다. 심지어 그렇게 시간이 소중한 고3들도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이유로 백팔배를 한다고 들었다. 

이렇게 많은 이점이 있다는데, 왜 실천하는 사람은 적을까? 나 또한 여러 번 108배를 시도해 보았지만, ‘무리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횟수만 하세요.’라는 말에 넘어가 108배를 끝까지 채운 날은 거의 없다. 그리고 그렇게 무리하지 않을 만큼만 힘들지 않을 만큼만 했는데, 전혀 재미가 없었다. 그렇게108배는 '카더라'로 남았다. 

108배를 도전해보고 싶은 사람들, 시도해 보았지만 곧 포기한 이에게, 살짝 그 팁을 전한다.      


108배 전, 준비하면 좋을 세 가지.     


하나,  매트리스

바닥에 방석을 깔고 108배를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런데 저는 가능하다면 자신의 키보다 조금 긴 너무 얇지 않은 매트리스를 권하고 싶습니다. 본인의 키보다 긴 매트리스를 권하는 이유는, 준비 운동이나 마무리 스트레칭을 할 때, 몸이 차가운 바닥에 닿으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석이나 매트리스를 까는 또 다른 이유는 충격 때문입니다. 108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중심을 못 잡아 넘어지거나, 무릎이 쿵 하고 닿을 수도 있습니다. 바닥에 닿을 때 손목과 무릎에 충격이 덜 가도록 도톰한 매트리스를 준비해 주세요. 저는 108배를 한 첫날 너무 오래 걸어서 다리가 뭉치기도 했고, 힘 조절도 중심 잡기도 잘 못 하니 일어날 때 뒤로 튕겨나가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부상 방지를 위해 매트리스를 준비해 주세요.     


둘, 마음에 드는 30분 내외의 음악

초보자라도 30분 내외의 음악이면 충분합니다. 제 개인 경험으로는 처음으로 108배를 할 때 총 25분 정도가 소요된 것 같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빠를 때는 18분 내외가 걸리고, 마음이 복잡할 때는 다시 20분이 넘어가기도 합니다. 백팔배가 끝나기도 전에 음악이 먼저 끝나면 마음이 급해질 수 있으니 30분 길이의 음악을 추천합니다. 약 20분~25분 108배를 마치고, 마무리 명상을 하기에도 30분 길이의 음악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도 개인 취양에 맞게 골라야 거슬리지 않습니다. 예전에 유튜브에서 검색한 백팔배 음악은 ‘띵! 1배에는 잘못한 지난날들은 생각합니다, 1배’ 식의 멘트가 달린 것이 있던데 저에게는 오히려 방해가 되었습니다. 30분 내외의 물소리, 새소리 등의 평화로운 음악을 찾아서 들었더니 훨씬 집중이 잘 되었습니다. 저는 유튜브에서 ‘musica meditazione’로 검색어를 넣고 30분 정도의 음악을 찾았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악이 다르겠지요. 본인이 집중이 잘 되고, 좋아하는 음악으로 선택하면 좋습니다.     


셋, 양말과 반창고

의외의 준비물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저는 맨발로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매트를 깔고 맨발로 백팔배를 했습니다. 그런데 날이 더워져서 땀이 나고 마찰력이 더해져서 그런지, 바닥에 엎드렸다가 일어날 때 발가락과 발바닥 앞볼이 접히는 발등뼈 부분의 피부가 살짝 벗겨지더군요. 이미 피부가 벗겨지고 나니 양말을 신어도 소용없었습니다. 벗겨진 피부가 쓸려서 한 배 한 배 더 할때마다 더 따가워지니 백팔배에 방해가 되더군요. 그래서 반창고를 찾아서 붙이고서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더워도 양말을 꼭 찾아서 신고 백팔배를 합니다. 여러분도 혹시 모른 찰과상 방지를 위해 꼭 양말을 챙겨서 신고 108배를 해 주세요.               


꾸준한 108배를 위한 세 가지 팁    


하나, 반드시 첫날부터 108배를 채워보세요.

일단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시작하셔도 됩니다. 단, 첫날 반드시 그 108배를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횟수까지 하세요.’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언제나 시도했다가 중간에 포기하곤 했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이라는 말이 큰 유혹이더군요. 몇 십배만 하고 힘들 때 중간에 포기하니, 절체조를 하고 나서도 괜히 기분이 더 처지고 계속할 마음이 들지 않더군요. 중간에 포기하고 몇 번만 했더니,  어떠한 변화나 효과도 보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뿌듯한 마음도 들지 않았고 그 결과 지속할 수 없었죠. 이름 자체가 108배이다 보니, 그 횟수를 채우지 못했을 때 포기했다는 마음이 들기 쉽습니다. 한 번 속았다 치고 끝까지 해보세요. 한 번만 108배를 끝까지 하고 나면 다음 날도 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 겁니다.     


둘, 간단한 준비 운동과 마사지를 권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08배를 계획한 분이시라면 특히 권하고 싶습니다. 이상하게도 이른 아침에는 저녁보다 108배가 쉽지 않지요? 밤새 근육이 굳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목을 가볍게 앞뒤로 움직여 주세요. 손목, 발목, 발가락도 살짝 마사지해 줍니다. 매트리스가 깔리 바닥에 누워 위아래로 쭉 온몸을 늘려 주세요. 그리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할 때, 108배를 시작해 주세요. 처음 10~20회는 너무 빨리 하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몸이 천천히 준비하는 웜업 단계입니다. 30회 정도까지는 굳은 근육 때문에 불편함이 느껴지다가 몸이 데워지고 나면 다시 근육들이 부드러워지는 걸 느끼실 겁니다.      


셋, 2~3분의 마무리 스트레칭과 명상도 잊지 마세요. 

108배를 마치고 딱 무 자르듯이 그만두지 마시고, 합장을 하고 겸손하게 몸을 숙여 우주에 인사를 해 보세요. 저는 불교와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8배를 마치면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 집니다. 108배를 할 수 있는 20여 분의 시간적 여유가 감사하고 108배를 할 수 있는 저의 건강한 몸이 감사합니다. 온 우주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 혼자 조용히 합장을 하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합니다. 마무리로 다시 바닥에 엎드려 다시 한번 깊게 숨을 쉬며 척추를 길게 늘입니다. 그리고 등을 매트리스 바닥에 대고 누워 눈을 감습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좋고,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생각이 흘러가게 둡니다. 이 마무리 스트레칭과 명상을 하고 난 후, 자주 나던 화와 불안이 줄어들었습니다. 2~3분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니, 참 좋지 않습니까?     

         


108배 팁이라니, ‘뭐가 좋길래 108배를 하라는 거지?’ 

겨우 일주일 만에 나타난 108배의 효과가 궁금하신가요? 

저의 글 '스님, 엉덩이가 예쁘시네요'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스님, 엉덩이가 예쁘시네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