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2>

자아성찰: 갈망

by 박관영

“죽음은 삶의 가장 큰 상실이 아니다. 가장 큰 상실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우리 안에서 어떤 것이 죽어 버리는 것이다.”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연일 계속되는 바쁜 일과를 소화하고 있다.

통제가 끊임없이 하달되고 그에 따라 쫓아가느라 정신머리 챙기느라 바쁘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180도 바뀐 삶을 살고 있는 오늘날. 세상이 바뀌고, 따라 부대도 바뀌어 버렸다.

책을 읽고 글을 쓰겠노라 나 스스로 다짐했건만 SNS라는 수단으로 내 글들을 세상의 수면 위로 올리는데 전보다 매우 소홀해졌다.


나태했다면 나태했다. 책이야 몇십 분만 투자하면 서른 장을 넘길 수 있고 글이야 영혼이 외치면 그대로 받아 적으면 되니까. 그게 몇 분 걸린다고 말이야.

나라는 인간은 무언가에 한번 몰입하면 체력에 자신 있어 몇 시간이고 날밤을 지새우고 읽고 쓰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직면한 사태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고 번뜩 떠오르는 영감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게 되면 일주일이 힘들었다.

피곤을 고통스럽게 상대하기 싫었다. 그래서 애써 영혼의 외침을 외면하곤 했다. 되려 지금은 그게 습관이 되려 하고 있다. 좀처럼 쓰려하면 써지지 않았고 읽자고 하면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고자 주말엔 나가서 사람들과 술 한 잔씩 기울이며 시간을 탕진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영혼의 외침이 귀에 짙어졌지만 결국 무시해버렸다. 지금 나의 내면은 초라해졌다. 내 안에 어떤 것이 죽어가고 있다. 어떤 것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이 영감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무엇이든 쉽게 포기할 것만 같아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상실감을 크게 느끼고 경각과 강박이 뼈로 파고든다. 실로 창작의 고통이 무뎌지는 고통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예술을 하고자 했던 나의 다짐들을 되돌아보며 지금은 나 자신에게도 낯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더 많은 글들이 나오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난 그것들을 무시하고 포기해버렸다.


홍지재 작가님처럼 내 뜻을 표하고자 하는 사명을 느꼈을 때는 그대로 행동에 옮겨야 하는데, 지금의 나는 초심을 느꼈을 때처럼 그러지 못하다. 무엇을 탓해야 하는가. 탓하기는. 제길, 난 글렀다.

특수부대원으로서 떳떳하고 싶은 마음은 포기를 못하겠어 충실히 임무수행은 하고 싶고, 책과 글을 포기를 못하겠는데 도저히 잡을 시간이 없어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게 아쉬운 마음이다.

어느 것이든 하나 몰입하고자 하는 시간을 가지면

현 시기에 수명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난 지금 겨울을 맞이한 노르웨이의 숲을 거닐고 있다.

생기 가득 품었던 푸른 잎들이 낙엽이 되어 땅으로 떨어졌고 영감들을 내 발로 밟으며 숲을 거닐고 있다.

시들어 간다. 푸른 잎들이.

눈 내리듯이 낙엽들이 떨어진다.

바스스 거리며 부서지는 영감들의 소리가 끔찍하다.

그렇게 고통을 느끼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다.

난 지금 겨울의 노르웨이의 숲을 거닐고 있다.

하지만 난 이 숲을 계속 거닐 것이다.

지금 맞이한 숲의 풍경을 그대로 느끼며 그대로 써 내려갈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그렇게라도 부스러기가 된 영감을 담아내야겠다.


잠시가 되었든 혹은 더 긴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앞으로 철저히 혼자가 되려 한다.

내 안의 무언가 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난 더 공부하고 읽고 써야 하겠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기 위해 영감이 내 그릇의 공간을 넘어 과분하게 흘러 너무 칠 때까지,


난 폭발적으로 글을 써 내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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