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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리 Jul 18. 2022

까도 까도 나오는 건 양파가 아니라, 마늘

깐 마늘만 사다가 처음으로 통마늘을 샀습니다. 마트에 깐 마늘이 품절되어서요. 고르고 골라 그중 가장 양이 작은 통마늘을 샀어요. 그리고 어제  마늘 까기에 도전했습니다. 보기엔 양이 적어서 할만하다 생각했는데,  시간  정도가 지나서 마늘을  깠습니다. -슬렁슬렁해서 그런 것도 있어요- 집안일은  하나 쉽게 지나가는  없는  같아요.


흔히 까도 까도 나오는 양파라고 하지만,  말은 마늘을    사람이   분명한  같아요. 양파가 쿨하게 까져준다면, 마늘은 진액이 나와 손과 칼에 들러붙더라고요. 마치 헤어지고   장문의 카톡을 보내고, 잊을만하면 새벽에 전화하는  같달까요.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나중엔 요령이 조금 생겨서 칼집을  다음에 뾰족한 꼬투리를 잡고 빙글빙글 돌렸어요. 어떤 마늘은 그렇게 하면  삶은 완두콩처럼  번에 껍질이 벗겨지더라고요.


껍질을 벗겨낸 알맹이는 윤기가 흐르고, 색도 연노랑빛으로 빛으로 빛났어요. 용기에 깐 마늘이 쌓일 때마다 힘듦과 뿌듯한 감정이 동시에 올라왔어요. 조금 쉬다가 마늘 까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마늘을 전부 깠어요. 인간 승리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절대 다시는 통마늘을 사지 않을거예. 경험은 이 정도로 충분한  같거든요. 오늘  마늘은     소중하게 먹으려고요. 남편에게 생색도 내고 말이죠.


인간 승리


마늘을 까면서 잡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마늘 까기는 광고 같아요.  하나 쉽게 넘어가는 일이 없어요. 마치 벗길수록 나오는 마늘 껍질처럼 브리프는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정보가 보여요. 계속 수정하고, 피드백을 해석하고 마늘 까기처럼 지리한 과정을 겪어요. 완성된 크리에이티브가 나왔을 , 연노랑의 예쁜 마늘 알을 보게 되는 것과 같아요. 그게 좋아서 마늘 까기의 힘듦은 잊어버리는 거죠.  번의 기쁨들이 쌓여 지루한 과정을 참아내는 능력이 생기는  같아요.


오늘은 시동생 내외가 방문해 제가 까놓은 마늘을 맛있게 구워 먹었어요. 결과가 좋으면 힘든 과정은 잊히나 봐요. 다들 평안한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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