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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리 Jul 29. 2022

나는 왜 이렇게 댓글 쓰기가 어려울까?

유튜브 영상보다 댓글을 먼저 본다. 관심 있는 콘텐츠여도, 내용보다 먼저  사람들의 감상이 궁금하다. 하지만 댓글은 달지 않는다.


싸이월드 시절에도 댓글을 잘 달지 않았다. 댓글 소통에 관심이 없었다. 카톡이 생긴 후로도 친구들과 메신저로 얘기하기보단, 직접 만나거나 통화하는 게 좋다. 댓글 소통을 전혀 하지 않다가 올해부터는 마음이 바뀌었다.


막상 댓글을 쓰려고 하니 어렵다. 그냥 좋아요, 멋져요라는 단어가 담기엔 작가분들의 글이 주는 무게감이 크다. 짧은 댓글에 나의 마음을 함축하기 어렵다. 그래서 긴 댓글을 단다. 한 줄로 사람들을 울고 웃기는 시대에, 나 혼자 대하소설을 쓰는 느낌이지만 어쩔 수 없다. 다 쓰고 나면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고민한다. 댓글 하나 다는데 2-30분을 고민한다. 글로 먹고사는데, 댓글 다는 걸 30분이나 고민하다니. 자괴감 들 때도 있다.


댓글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그게 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에서 밑줄 친 문장이 지금의 나를 보여주듯이, 내가 단 댓글도 그때의 내 생각을 보여준다. 그게 꺼려진다.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 같아 두렵다.


이건 글에서도 드러난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글쓰기 수업을 여러 번 들었다. 그때마다 ‘조금 더 설명하면 좋겠어요. 피상적인 사실 말고, 내면의 감정을 쓴다면 울림 있는 글이 될 것 같아요.’라는 피드백을 들었다. 내면을 보여주고 싶은데, 솔직히 무섭다.


사실, 정글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이 글을 썼다. 작가님의 용기에 감명받았다. 본인의 내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이유에서다. 어떤 형태의 글이던 마음에 닿고 싶다. 글을 쓸 때와, 읽을 때 느낀 감정이 구독자 분들과 작가님들께 전해졌으면 좋겠다. 큰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작은 용기를 매일 내보겠다. 잊지 말자. 나만의 사유를 거치지 않은 글이라면 그 누구의 마음에도 닿을 수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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